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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100

Cover Story ERICA 본관에 연말을 알리는 찬란한 빛이 내려 앉았습니다. 올 한 해 ERICA는 혁신과 성장, 끝없는 도전으로 달려왔습니다. 그 모든 성과는 온 힘을 다해 달려온 대학 구성원의 노력이 빚은 값진 결실입니다. 100권의 HY ERICA에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 대학 구성원의 모습, 그 노력의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비전의 사람이 모인 이곳, ERICA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한양대 실용음악학과와 뮌헨대학교 재즈학과 학생들이 Jazz KOREA 2022 오프닝 무대를 장식했다.

제2회 한양대학교 실용음악학과-독일 뮌헨대학교 재즈학과 국제교류 프로젝트

해외 무대의 첫 경험, 우리 실력을 선보일 시간

한양대학교 실용음악학과 학생들이 독일 뮌헨대학교 학생들과 교류를 한 건 작년에 이어 두 번째다. 현지 학생 4인과 ERICA의 학생 3인이 밴드를 결성해 연구와 합주를 진행하는 식으로 프로젝트가 운영되고 현지 공연을 통해 마무리되는 총 7일의 여정이다.

“독일에서 한국을 오가는 데에 왕복 이틀 정도가 걸렸어요. 도착하고서 독일 학생들과 이틀간 합주를 한 후 공연에 올라갔죠. 생각보다 짧은 시간이어서 여유롭게 활동할 순 없었지만 짧으면 짧은 대로, 재미있고 스릴 있게. 그게 바로 재즈의 묘미 인 것 같습니다.”

피아노로 참여한 조남준 학생은 시간이 짧았던 만큼 집중도 있는 연습과 합주를 만들어갈 수 있어서 남다른 보람을 느낀다며 소감을 덧붙였다. 드럼, 보컬, 피아노 세 파트로 나누어 현지 학생들과 합을 맞춘 공연. 최대한 집중을 했다고 해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듯싶다.

“사전에 화상 애플리케이션으로 통성명을 하고 파트별로 원하는 곡들을 함께 공유했어요. 곡은 가장 대중화된 재즈곡 위주 로 선곡했고 그 곡들을 어떤 식으로 편곡할 것인지에 대해 방향을 공유하고 향했던 터라 큰 문제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드럼으로 참여한 정광수 학생은 현지에서 대부분 합주를 하면서 재즈와 음악용어를 활용했기 때문에 음악적인 소통은 매우 원활 했다고 했다. 문제는 합주가 아닌 그 외의 시간에 발생했다고.

“현지 친구들이 저희를 배려해서 영어로 말을 해줬는데 그 외 의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면서 충분히 표현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아있어요. 현지 학생들이 ‘다음에 오면 독일어로 얘기하겠다’면서 농담했는데 이번 계기로 영어 공부도 더 열심 히 해야겠다고 느끼게 됐죠.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성장하고 싶다는 욕구가 일었고 이러한 자극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게 개인적으로 뜻 깊은 것 같아요.”

세 학생도 코로나19 이후 오랜만에 해외에 나갔다. 설렘 반, 기대 반으로 참여한 재즈 워크숍 공연. 현지 학생들과 서로의 문화권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함께한 시간은 즐겁고 유쾌한 기억으로 남았다. 한정된 시간 동안 집중을 발휘해 서로의 연주, 보컬 스타일의 장점을 찾아 합을 맞춰 갔기에 무대 역시 남다른 의미로 여겨졌다.

Set list는 대표적인 재즈 스타일의 곡을 선곡했다. ‘Fly me to the moon’, ‘What a wonderful world’ 등 현지인을 비롯해 교포들에게도 대중적인 8개의 곡을 선곡했고 자신들의 방식으로 편곡해 무대에 올렸다. 주독일한국문화원이 주최한 Jazz KOREA 2022는 ‘Peace Out’이라는 주제로 개최됐고 우리 학생들은 10월 7, 8일 양일 무대의 오프닝을 장식했다.

“언어 실력은 조금 부족했지만 준비한 인사말을 잘 전하고 아쉬움 없이 무대를 마친 것 같습니다. 무대를 마치고 공연장 앞에 서 있는데 독일 교포께서 저를 꼭 안아주시면서 무대가 너무 감동적이었다는 말을 해주셨어요. 안아주시는 품이 꼭 엄마 품 같기도 했고 타지에서 서툰 한국어로 전해주신 소감이 무척 감동적이어서 저도 같이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보컬 최아임 학생에게 공연장의 분위기는 재즈에 대한 현지인들의 애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했다. 열띤 환호를 받으며 무대를 마친 이후 애프터 행사에서 관객들로부터 직접 소감을 듣 고 팸플릿에 사인을 요청받는 등 학생으로서는 매우 생소하고 특별한 경험을 하고 돌아왔다. 한국의 재즈 씬에 젊고 재능있는 뮤지션을 소개하는 자리에 한양의 실용음악학과 학생들이 무대에 올랐다는 것 역시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완성된 뮤지션이 아닌 꾸준히 성장하는 뮤지션이 되길

“외국 학생들과 소통해보니 우리나라와의 차이점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는데요. 우선 실용음악학과 입학생들을 기준으로 볼 땐 한국 학생들이 실력 면에서 월등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재학생으로서 일정 수준 이상 실력을 꾸준히 성장시켜 나가는 데에는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국내 대학에 개설된 실용음악과는 전문대학까지 포함해 약 70 여곳이다. 수많은 전문 연주자들과 뮤지션들이 매년 배출되고 있지만 기회의 수가 제한되어있다는 현실을 마주하며 앞날에 대한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는 상황. 내년 졸업을 앞둔 최아임 학생과 곧 4학년이 될 정광수, 조남준 학생은 애정을 갖고 시작한 음악을 통해 구체적인 진로 방향을 설정하는 것에 관해 오랜 시간 고민해왔다. 그래서일까, 짧았던 독일에서의 워크숍과 공연은 이들에게 의미 있는 기폭제가 됐다. 정광수 학생은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이유에 대해 자신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작년에 독일에 다녀온 친구들의 경험을 들었던 터라 더욱 이번 프로젝트에 꼭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제 음악에 대한 자신이 없었고 여러 기회를 접하지 못한 상태였던지라 작은 기회라도 생기면 꼭 잡아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죠. 관객들이 저희의 무대를 보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나니 제가 음악을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구나 다시금 생각하게 됐어요.”

입시라는 큰 산을 넘긴 이후 자신의 실력을 성장시키고 뮤지션으로서 안일했던 마음을 돌아보게 됐다는 조남준 학생은 피아니스트로의 자신의 역량을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저는 학교에 입학 후 군 입대 전까지 미래에 대한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단순히 경험을 쌓는 것에 마음이 조급했던 때가 있었죠. 그런데 이번을 계기로 피아니스트로서 저 스스로 실력과 기본기, 경쟁력을 갖춰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어요.”

독일 방문은 학생들에게 자신의 진로에 대한 시야를 확장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일주일에 걸친 독일에서의 무대 경험을 통해 세 학생은 뮤지션을 양성하는 것에 있어 한국과 해외의 문화 차이를 간접적으로 느꼈다. 최아임 학생은 “해외 학생들 의 음악적 열정과 분위기는 스스로에게 많은 자극을 주었다” 고 말했다.

대한민국의 입시는 많은 수험생에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훌륭한 학생을 선발하는 관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합격했음에도 사회에 나갈 때 스스로의 재능과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고 또 이미 전문 연주가로 포진된 세션을 보며 주어진 기회가 제한되어 있다는 것에 낙심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자신의 의지와 적극성이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 시간이었다. 내가 어떤 뮤지션이 될 것인지 그리고 그 목표를 앞두고 실천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여정은 이제 다시 시작이다. 국내를 넘어 해외의 다양한 청중과 교감하면서 뮤지션으로서 진정성 있는 성장을 해나갈 최아임, 정광수, 조남준 학생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