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SC 버튼을 누르면, 전체 메뉴 보기 창이 닫히며, ESC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전체 메뉴 보기 메뉴 내에서만 포커스가 반복됩니다.

Contents

Vol. 100

Cover Story ERICA 본관에 연말을 알리는 찬란한 빛이 내려 앉았습니다. 올 한 해 ERICA는 혁신과 성장, 끝없는 도전으로 달려왔습니다. 그 모든 성과는 온 힘을 다해 달려온 대학 구성원의 노력이 빚은 값진 결실입니다. 100권의 HY ERICA에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 대학 구성원의 모습, 그 노력의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비전의 사람이 모인 이곳, ERICA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이승현 교수의 논문을 표지로 선정한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s(IF=17.521))’ 8월호 커버

우수하지만 저렴한 전기 촉매 개발

미래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는 수소는 전 우주에 풍부하게 존재하나 순수한 형태로 얻기 어려워 물이나 화합물에서 분리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할 경우, 탄소가 발생한다. 따라서 수소가 진정한 탄소중립 시대를 위한 에너지원이 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그린수소를 생성해야 한다. 그중 수전해 방법은 재생에너지로 물을 분해해 탄소 배출 없이 수소를 얻는 방법이다. 그러나 고가의 촉매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최대 걸림돌이다.

“현재 수전해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촉매는 백금(Pt), 루테늄 산화물(RuO2), 이리듐 산화물(IrO2)과 같은 고비용 희소 원소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재료들이 아무리 좋아도 대규모 활용에는 사용하기 힘들죠. 그래서 풍부한 재료를 기반으로 한 저비용 전기 촉매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최근 수전해에 사용하는 저비용 고효율 촉매를 개발한 화학분자공학과 이승현 교수가 연구를 추진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승현 교수팀은 바나듐(V)이 결합된 코발트-질화물(V-Co4N) 결정성 코어 위에 코발트-니켈-인산(Co-Ni-P)으로 구성된 비정질성 쉘을 결합함으로써 기존 촉매를 대체할 수 있는 3차원 구조의 촉매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비정질 모양의 쉘과 결정 모양의 코어를 결합해 마치 버섯과 같은 구조의 촉매를 개발한 점이 기존 촉매 연구들과의 차별점이다.

“대부분의 전기 촉매는 분말 형태이기 때문에 전극 제조 시 비활성화된 나피온과 같은 다른 바인더를 사용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실제 전기 촉매의 활성이 떨어지는 문제와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니켈(Ni) 폼과 같은 금속 폼 3D 기판에 직접 성장시키는 방법을 고안했습니다.”

3차원 구조의 새로운 촉매 개발방식 제안

이렇게 결정성 코어에 비정질 쉘이 결합된 촉매를 사용하면 표면 및 부피가 극대화돼 촉매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실제 본 연구로 개발된 촉매는 알칼리성 전해질에서 고비용 촉매인 상업용 백금·루테늄 촉매(1.55V)보다 훨씬 낮은 전극 전위(1.52V)를 요구해 보다 우수한 수전해 성능을 보였다. 이렇게 활동성이 높다는 점 외에 니켈 기판 위에 바로 성장시키기 때문에 분말 형태의 촉매와 달리 추가적인 전극을 제조하지 않고 직접 촉매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장점이다.

“알칼리성 전해질에서의 단점인 수소 발생 반응을 극대화하기 위해 수소 발생 반응에 적합한 코어를 제조하고, 산소 발생 반응 역시 극대화하기 위해 산소 발생 반응에 적합한 쉘을 결합해 구조적인 측면에서 흥미로운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정질 쉘을 사용하면 구조적 유연성으로 인해 코어 내부로의 전해액 확산이 용이해집니다. 그 결과 수분해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죠. 알칼리성 전해질에서도 높은 수전해 성능을 보일 수 있습니다.”

“알칼리성 전해질에서의 단점인 수소 발생 반응을 극대화하기 위해 수소 발생 반응에 적합한 코어를 제조하고, 산소 발생 반응 역시 극대화하기 위해 산소 발생 반응에 적합한 쉘을 결합해 구조적인 측면에서 흥미로운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정질 쉘을 사용하면 구조적 유연성으로 인해 코어 내부로의 전해액 확산이 용이해집니다. 그 결과 수분해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죠. 알칼리성 전해질에서도 높은 수전해 성능을 보일 수 있습니다.”

전극 촉매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비정질 쉘의 두께를 제어하며 균일하게 성장시켜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으나 여기에 이번 연구의 의의가 있다. 즉, 이러한 3차원 구조의 촉매가 전기화학적 물 분해를 통한 수소 생산에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본 연구 결과는 아직 실험실 규모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앞으로 이러한 전극을 보다 큰 규모로 합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현재 전극 재료 및 합성 방법에 대해 국내 특허 출원을 진행 중입니다. 향후 알칼리 수전해에서의 그린수소 발생용 촉매 개발을 위해 산업계와 협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첫 도전 수전해 연구로 분야 확대

이승현 교수는 바이오나 화학 센서, 반도체 패키지용 소재의 방열, 차세대 전기자동차의 부품 소재 등에 적용할 수 있는 금속나노입자, 금속산화물나노입자, 실리카입자, 탄소소재, 나노구조체 등을 연구하고 있다. 이러한 신소재들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수전해 분야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ERICA 화학분자공학과가 수행하고 있는 GRRC(경기도지역협력연구센터)의 수소에너지 전주기 핵심소재 연구센터에 참여하게 되면서 수전해 분야 촉매 연구를 처음 시작하게 됐습니다. 전부터 개발한 소재들을 에너지 분야에 응용하면 좋을 것이라는 의견을 많이 듣긴 했는데 드디어 기회를 만난 것이죠.”

그러나 처음 도전하는 분야라 그만큼 어려움도 많았다는 이승현 교수. 다행히 수전해 촉매 연구에 경험이 많은 BK 박사후 연구과정의 이봄차 싱(Singh) 박사가 연구에 참여해 연구원들과 함께 성장의 계기가 됐다. 한편, 이번에 수전해 분야에 첫발을 내딛음으로써 다른 수전해 관련 연구도 수행하게 됐다. 뉴욕주립대 ESF 캠퍼스의 임규 교수와 협업해 내년부터 3년간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수전해 관련 공동연구를 진행하게 된 것. 연구는 얼마 전 해외우수과학자유치사업(Brain Pool 연구과제)에도 선정됐다. 현재는 전기화학적인 방법으로 수전해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앞으로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수전해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이승현 교수는 7개에 이르는 국가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새로운 금 나노입자의 합성 메커니즘, 광 특성 분석과 이를 이용한 광학 기반 바이오센서 응용 등 분야도 다양한데 특히 조기 치매 진단용 자동화 장비 관련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반도체 공정기술을 이용해 바이오 물질 감지를 위한 광학센서 플랫폼 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한 실리카, 금속산화물 다층박막 구조의 나노입자를 사용해 고분자에 분산시켜 반도체용 방열 소재 및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조향장치용 소재 개발에 관한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이런 소재들은 아직 국산화가 되지 않아 과제가 성공한다면 국내 산업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한편, 대형 구조물이나 건물에 크랙이 발생하면 이를 센서를 통해 조기 감지하는 시스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모두 실용 학풍에 부합하는 연구들이다.

“과거에는 우수한 저널에 게재하는 것이 연구의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연구과제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 및 기업들과 연구하며 제가 하는 연구들이 산업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면 보다 의미 있는 일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앞으로도 보다 실질적인 산학연구에 정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