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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연구소는 설립 초기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의 문화재 조사전문기관으로 등록돼 380여 건에 달하는 국가, 지자체, 민간 분야의 문화유산 관련 연구용역을 수행해 왔다.

380여 건의 문화유산 연구용역 수행

삼국시대 군사적 요충지였던 화성 당성 및 신석기 시대 유적지인 서울 암사동 등 국가사적 발굴조사부터 서울·경기 지역 마을신앙 같은 무형유산 연구조사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문화유산연구소는 380여 건에 달하는 국가, 지자체, 민간 분야의 문화유산 관련 연구용역을 수행해 왔다. 설립 초기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의 문화재조사전문기관으로 등록돼 유해발굴 감식 등 문화유적 발굴조사에 협력하고 문화유산의 학술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매진해 온 결과다.

“문화유산연구소는 국토개발사업이 활발해지면서 매장 유산조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던 1999년에 설립됐습니다. 그동안 유형유산뿐 아니라 무형유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연구 실적을 보유한 국내 최고의 대학연구소라 자부합니다.”

문화유산연구소 안신원 소장의 설명이다. 그렇기에 문화유산연구소는 2006년 우수연구소에 선정된 데 이어 2010년 한국연구재단의 유망연구소에, 2009~2024(매 2년) 9회 연속 최우수 및 우수연구소에 선정됐다. 설립 초기에는 문화유적 지표 및 발굴조사 등 매장유산 조사연구가 주를 이뤘으나, 현재는 무형유산 연구와 박물관 및 문화공간 연구, 인골이나 동물 뼈 같은 유기물 자료 분석 연구, 그리고 세계유산 관련 연구에 이르기까지 연구 분야의 외연을 확장했다.

“2017년 1개 대학에 1개의 매장유산 전문조사기관만 인정하는 정책에 따라 해당 연구는 한양대학교 박물관으로 일원화해 매장유산 전문조사기관 자격을 반환했습니다. 이후 문화유산연구소는 연구 분야를 확대하며 변화를 추구해 왔습니다.”

문화유산연구소 안신원 소장

우리 문화유산연구소는 유형과 무형유산, 박물관 연구, 그리고 중요출토자료 분석까지 아우르며 다각적인 연구 실적을 쌓아온 국내 최고의 대학연구소입니다

문화유산연구소

문화유산 연구? 발굴조사만 있는 게 아니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문화유산에 대한 연구를 다각화한 결과, 국가무형유산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2024년 국가무형유산 공동체 종목 대학·특성화고 연계지원사업에 선정된 바 있다. 무형유산은 마을신앙이나 줄다리기 같은 공동체 놀이, 판소리 등을 이른다. 이러한 무형유산은 실물이나 형태가 없어 현지조사, 참여관찰, 인터뷰, 구술사 연구 등으로 진행된다.

“최근 문화유산연구소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또 다른 분야는 박물관 및 문화공간에 대한 연구입니다. 예를 들면 국립박물관 소속관 중장기 발전 방안을 수립하고, 충주박물관 기본계획 수립 등 박물관 건립 시 타당성 연구와 소장품 분류작업 등을 수행했습니다. 올해도 국립대구박물관 상설실 개편 및 복식문화관 전시 기본구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3년에는 국가유산청의 중요출토자료 전문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중요출토자료란 발굴조사를 통해 출토된 인골, 미라 등 인체 유기물과 동물 뼈, 초목류 등을 이른다. 2022년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기 전까지만 해도 유적에서 출토된 인골을 비롯해 유기물 자료에 대한 연구는 활발하지 않았다. 인골을 기피하는 관행이 있어 연구 대상으로도 삼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일찍이 유기물 자료를 중요한 역사적 사료로 인식한 문화유산연구소는 2000년대 초반부터 유기물 자료를 수집해 왔기에 중요출토자료 전문기관으로 선정될 수 있었다. 지난 3년간 7건의 인골, 동물 뼈 분석 및 토양 시료 분석을 실시해 고대 한국인들의 식단과 생업경제를 파악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올해 중요출토자료 전문기관으로 재선정돼 향후 3년간 관련 연구를 연속 수행하게 됐다.

“박물관학, 유형유산, 무형유산, 고고학, 세계유산 및 문화유산관리학, 고고과학분석 등 다양한 분야를 전공하고 연구용역 실적이 풍부한 연구원들 덕분에 연구 분야를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유물 3D 스캐너, GPS 측정기, 광파기, 촬영용 드론, 유물실측장비, 원심분리기, 동결건조기, 질량분석기 같은 연구장비를 충실히 갖추고 있습니다.”

문화유산연구소는 2023년에 중요출토자료 전문기관으로 선정됐다. 올해부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구석기 유적인 연천 전곡리 유적의 세계유산 잠재목록 등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문화유산 디지털 플랫폼 구축 사업 추진

유·무형 문화유산이 세계유산에 선정되면 전 세계에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수 있다. 그래서 국가나 지자체별로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문화유산연구소는 세계유산을 선정, 보존하는 국제기구인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의제를 분석해 등재 전략을 수립하는 등 세계유산 지정 관련 연구용역도 수행하고 있다. 올해부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구석기 유적인 연천 전곡리 유적의 세계유산 잠재목록 등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됩니다. 유네스코에서 제시하는 기준에 맞게 신청하는 데만 3년 정도 걸립니다. 현재 세계유산 전문가가 많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와 관련한 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도록 세계유산위원회 참석과 의제 분석 등 관련 연구용역 수행을 독려하고 학생들의 참여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이 외에도 문화유산연구소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공적개발원조사업(ODA)에 참여하고 있다. 예를 들면 캄보디아 앙코르 유적 프레아피투 사원과 코끼리 테라스 보존 및 복원 사업의 기초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최근 사회 전반적으로 AI기술이 확산됨에 따라 아카이빙이나 정보공유 플랫폼 구축등 AI를 활용해 국가 문화유산 조사 및 연구 데이터를 표준화하려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에 문화유산연구소도 본교 박물관, 문화인류학과 및 기술 관련 학과들과 협력해 AI 기술을 접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문화유산 연구에 AI 기술을 활용한 정부 과제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현재 본교 박물관과 협력하여 유물 분류작업 및 매장유산 분야의 오픈AI 플랫폼을 구축하여 완성단계에 있습니다. 앞으로 관련 분야의 연구 인력을 양성해 AI 기술을 접목한 문화유산 연구 분야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습니다.”

문화유산연구소가 또 한 번 도약의 시간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