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찾아간 본오가치키움터는 방과 후 초등돌봄 사각지대를 줄이고, 맞벌이 가정의 양육 부담을 덜며, 마을 중심의 돌봄체계를 만들어가는 공간이다. 실제로 만나게 된 아이들은 대부분 초등학교 저학년이었다. 6세에서 11세 사이의 아이들과 함께한다는 것은 예상보다 더 큰 에너지와 섬세함을 요구하는 일이었다.
돌이켜보면 나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대학교, 군대를 지나오며 아이들과 마주 앉아 이야기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이번 캠프에서 나는 아이들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것,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무작정 지적하기보다 그 눈높이에 맞추어 설명하는 것, 소외되는 아이가 없도록 팀원들과 함께 세심하게 살피는 것을 통해 조금 더 성장할 수 있었다.
학업으로 지쳐 있었고, 방학에는 쉬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캠프가 끝난 뒤에는 오히려 정말 참여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혀 다른 세계의 아이들을 만나면서, 내가 가진 것을 어떻게 나누고 어떻게 사랑할 수 있는지 배울 수 있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러 갔다고 생각했지만, 돌아올 때는 오히려 더 많은 사랑을 받아온 느낌이었다. 성과와 스펙에서 잠시 벗어나, 나라는 사람 자체가 누군가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다는 경험은 쉽게 얻을 수 없는 선물이다. 나의 작은 재능이 누군가에게 선물이 될 수 있다면, 그 시간은 결국 나에게도 오래 남는 선물이 된다.
우리 팀은 해양융합공학과 2학년부터 4학년까지 다양한 학년의 학생들로 구성되었고, 성별도 비교적 고르게 이루어져 있었다. 덕분에 남자아이들과 여자아이들 모두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며 자연스럽게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다. 팀원들은 각자의 관심 분야와 장점을 살려 프로그램을 나누어 준비했고, 매일 아이들의 반응을 살피며 다음 활동을 더 알맞게 조정해 나갔다.
여러 활동 중에서도 해양융합공학과 학생으로서 아이들에게 직접 만들고 관찰하는 즐거움을 전할 수 있었던 과학실험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소금물의 농도 차이를 이용해 물의 층이 형성되는 모습을 관찰하며, 서로 다른 성질을 가진 바닷물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배워보는 실험이었다. 아이들은 직접 소금을 물에 붓고 물감을 섞으며 실험에 참여했고, 눈앞에서 물의 색이 층을 이루는 모습을 보며 신기해했다. 우리가 배운 지식이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호기심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꼈다. 아이들에게 이 캠프는 방학 중 만난 새롭고 즐거운 경험이었고, 우리에게는 스스로 기획한 프로그램이 누군가에게 의미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소중한 기회였다. 함께 식물을 심고, 꿈을 이야기하고, 실험과 놀이를 하며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했고 우리는 그 순수한 표현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어쩌면 특별한 계획 없이 흘러갈 수도 있었던 2025년 여름방학은 아이들 덕분에 오래 기억될 시간으로 채워졌다.
우리 팀의 캠프 주제는 ‘미래를 향한 첫걸음, 창의탐구 캠프’였다. 과학실험, 환경보호 활동, 첨단기술 체험, 진로 멘토링 등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미래를 상상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캠프를 준비하는 과정이 항상 쉽지만은 않았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프로그램을 구성하기 위해 여러 차례 회의를 진행했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사전답사와 역할 분담도 꼼꼼하게 준비했다. 실험 활동이나 만들기 수업에서는 작은 위험요소도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신경 써야 했다. 하지만 함께 고민하고 협력하며 프로그램을 완성해 가는 과정 속에서 팀원들 역시 한층 성장할 수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었다. 미션 수행 후 선물로 받은 작은 지우개 하나에도 행복해하던 모습, 쉬는 시간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나 물건을 그려 “선생님 선물이에요”라며 건네주던 따뜻한 마음은 멘토였던 나에게 오히려 더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아이들에게는 짧은 캠프였을지 모르지만, 서로 마음을 나누고 가까워지는 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한양대 ERICA 대학생 재능봉사 캠프가 더 많은 학생과 아이들을 이어주는 따뜻한 소통의 창구가 되어, 사랑의 실천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
해양융합공학과 학생으로 구성된 인어맨과 조개소녀 팀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체험형 커리큘럼을 직접 구성해 의미 있는 한 주를 보냈다.
이번 캠프의 핵심은 아이들이 환경과 첨단 산업을 지루한 공부로 느끼지 않도록 하는 ‘체험형 커리큘럼’에 있었다. 아이들과 멘토가 현장에서 끊임없이 소통하며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그 해답을 함께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 모두가 공동의 성장을 이뤄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모든 멘티가 캠프 시작 전부터 가장 큰 기대를 보였던 활동은 ‘과자집 만들기’였다. 이 활동은 단순히 간식을 만드는 시간을 넘어, 아이들이 스스로 집의 구조를 설계하고 튼튼하게 완성하는 창의적 프로젝트로 진행됐다.
아이들은 초콜릿 펜과 아이싱을 접착제 삼아 벽면을 세우고 지붕을 올리는 과정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보였다. 설계가 서툴러 벽이 무너지기도 했지만, 아이들은 포기하지 않고 멘토들과 함께 “어떻게 보강하면 좋을까?”를 고민하며 다시 벽을 세웠다. 서로의 재료를 나누고 무너지는 부분을 잡아주는 등 협동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재능봉사는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활동이었지만, 현장에서 아이들과 소통하며 얻은 에너지가 훨씬 더 컸다. 아이들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고민하고 현장에서 함께 웃으며 오히려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우리가 배우는 기후, 환경, 과학 기술의 가치를 ‘어떻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흥미로운 콘텐츠로 재구성할 것인가’가 우리의 가장 큰 과제였고, 설렘과 긴장 속에 마주한 아이들과의 캠프는 매일 놀라운 변화의 연속이었다.
마지막 5일 차, 아이들이 직접 ‘드림페이퍼’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그리는 시간에 교실 곳곳에서 감동의 순간들을 포착할 수 있었다. 직접 만든 맛있는 샌드위치를 정성껏 그리거나,일주일 동안 온 마음을 쏟아준 7명 멘토들의 얼굴을 도화지에 가득 채워 그리며 “선생님, 다음에 꼭 또 와주세요”라고 속삭이는 순수한 고백을 들었을 때, 우리는 가슴이 뭉클해지는 깊은 보람을 느꼈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겠다는 다짐으로 시작한 캠프였지만, 오히려 협동의 진정한 가치를 배우고, 나눔으로써 채워지는 마음의 행복을 느낀 것은 오히려 우리 자신이었다. 4박 5일간의 재능봉사 캠프는 단지 스펙을 쌓는 활동이 아니라, 내가 가진 재능과 열정이 아이들의 마음에 잊지 못할 꿈의 씨앗으로 피어나고 따듯한 변화의 온기로 고스란히 돌아와 성장의 밑거름이 되는 것을 경험하는 경이로운 여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