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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대학에서 시작돼 국내에도 확산되고 있는 레지덴셜 칼리지가 ERICA에도 있다. ERICA 학생인재개발처 내 작은 기숙대학 레지덴셜 칼리지는 인성과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동시에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특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학 교육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ERICA 레지덴셜 칼리지를 소개한다.
(좌측부터) 채효정 학생(문화콘텐츠학과 21), 레온 휴어(Leon Heuer) 학생(컴퓨터학부 교환학생), 라티프 오두알라 학생(디지털 이노베이션 석사과정 23), 김수아 학생(문화콘텐츠학과 19)

즐거운 캠퍼스 생활에 전인 교육까지

미국의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영국의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등 세계적인 명문 대학들은 ‘레지덴셜 칼리지(Residential College)’라는 생활밀착형 전인 교육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의 경우, 대학 내에서 모든 생활이 이뤄지기 때문에 경험의 폭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기숙사 내에서 다양한 문화 체험, 봉사활동, 체육활동 등을 통해 기숙사 생활의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소통, 협력, 리더십, 문제해결 능력 등을 배양할 수 있도록 레지덴셜 칼리지를 운영하고 있다.

ERICA 학생인재개발처 내 레지덴셜 칼리지 센터의 이성준 센터장은 “해외 유수의 대학에서 기숙사 학생들을 대상으로 여러 가지 비교과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을 보고 2017년 도입하게 됐다”며 “처음에는 마스터 교수의 지도하에 소규모로 운영되다가 2019년 대학혁신지원사업과 연계해 센터장, 특임 연구원을 초빙해 정식으로 조직 및 체계를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도입 초기에는 기숙사에 입주한 한국 학생을 대상으로 리더십 특강을 운영하는 리더십 하우스와 아너 하우스라는 2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러다 2020년부터 한국인 학생과 외국인 학생 간 교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외국인 학생에게도 문호를 개방, 글로벌 하우스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나이지리아에서 온 라티프 오두알라(Lateef Oduola) 학생(디지털 이노베이션 석사과정 23)은 “첫 학기에는 신청 기간을 놓치는 바람에 아쉽게 참여하지 못했지만, 2024년 1학기부터 참여해 다양한 국적의 친구를 사귀었다”며 “덕분에 외롭지 않게 유학 생활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2024년부터는 기숙사 입주 학생뿐 아니라 ERICA의 모든 학생이 참여할 수 있도록 참여 제한을 없앴다. 그 결과 2019년 100명 정도 됐던 참여 학생 수가 2024년 1학기에는 296명으로 증가했고, 2학기에는 352명이 돼 처음으로 300명을 돌파했다. 누적 참여 학생 수는 1,586명에 달한다. 이성준 센터장은 “학과 교육은 전공과 관련된 교육만 하게 되는데 학교는 전인 교육의 장이 돼야 한다”며 “그 기능을 레지덴셜 칼리지에서 수행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카페에 참여하고 있는 RC 프로그램 참가자들

외국인 친구를 사귀고 싶다면 RC가 좋은 기회

레지덴셜 칼리지 도입 이래 프로그램은 해마다 진화했다. 2024년 전 학생으로 참여 학생이 확대된 이후 국적에 상관없이 모든 참여 학생을 그린·레드·옐로우 하우스의 세 그룹으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레지덴셜 칼리지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학기 초에 운영되는 ‘오리엔테이션’과 마스터컵을 놓고 팀별로 승부를 겨루는 ‘마스터컵 체육대회’, 그리고 효율적인 팀플레이 활동, 나의 이야기로 책 만들기 등 멘토 학생이 각자 주제를 정해 7~8명의 멘티를 모집한 후 운영하는 ‘멘토링 프로그램’과 학기를 마치며 그동안의 성과를 공유하는 ‘하이 테이블 디너’를 꼽을 수 있다.

이 중 마스터컵 체육대회는 멘토 학생들이 어떤 종목으로 대회를 진행할 것인지 직접 계획을 세워 학생 자치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레지덴셜 칼리지 활동 중 마스터컵 체육대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채효정 멘토 학생(문화콘텐츠학과 21)은 “랜덤 줄다리기, 물컵 넘기기 등 몇 번씩 시뮬레이션을 해보며 열심히 대회를 준비했다”며 “학생들이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며 뿌듯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마스터컵 체육대회는 아직 서먹서먹한 학생들이 빠르게 친밀감을 높일 기회인 만큼 매 학기 초에 개최한다. 독일에서 유학 온 레온 휴어(Leon Heuer) 학생(컴퓨터학부 교환학생)은 “같은 팀 학생들과 구호를 만들어 함께 응원하는 등 즐거운 추억이 됐다”며 “학과 수업만 들으면 한국인 친구를 사귀기 어려운데, 레지덴셜 칼리지에 오면 자연스럽게 한국인 학생들을 많이 사귈 수 있어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주제별 소모임은 학생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하고 다채로운 문화를 경험하게 한다.

더 많은 학생이

레지덴셜 칼리지 프로그램에

참여해

더 나은 인재로 성장할 수 있길

다채로운 체험 속에서 리더십 함양

이 밖에도 배드민턴, 탁구 같은 체육활동과 사진 공모전, 외국인 강사들이 진행하는 언어 카페, 내·외국인 학생들이 하나의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글로벌 카페, 다양한 주제로 열리는 원데이 클래스 등도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11월에는 빼빼로데이를 앞두고 빼빼로 만들기 클래스를 열었는데, 이러한 원데이 클래스는 한국어와 영어로 두 차례 진행된다. 내외국인 학생들의 교류를 넓히고자 양 클래스 모두 국적에 상관없이 참여할 수 있다.

팬데믹 탓에 대학 생활을 즐기지 못한 것이 아쉬워 졸업을 앞두고 멘토링 프로그램의 멘토로 지원했다는 김수아 학생(문화콘텐츠학과 19)은 자신이 운영하는 멘토링 프로그램뿐 아니라 레지덴셜 칼리지에서 운영하는 거의 모든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김수아 학생은 “덕분에 일상이 다채로워졌고 마지막 학기를 보람차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멘토링 프로그램 운영은 큰 도전이었는데, 프로그램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경험이 리더십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레지덴셜 칼리지는 학생들에게 보다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글로벌 네트워킹을 강화할 계획이다. 우선 2명의 학생에게 ‘루트 파인더’라는 이름으로 영국 대학들의 레지덴셜 칼리지 체험의 기회를 제공했고, 학생의 관점에서 개선점을 찾아 프로그램을 보강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카페를 통해 여러 국적의 학생들이 언어 및 문화를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
RC 마스터스컵 체육대회 모습. 함께 몸을 부대끼며 유대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mini interview

글로벌 인재가 갖춰야 할 덕목과 소양을 함양하는 장

이성준 레지덴셜 칼리지 센터장

레지덴셜 칼리지는 졸업 후 사회에 진출해 글로벌 리더로 활동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 인적, 문화적 교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만족도 조사 결과를 보면 2022년 2학기는 91%, 2023년 2학기는 95%로 참여 학생들의 만족도가 대단히 높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그래서 아직 참여해 보지 않은 학생은 있어도 한 번만 참여한 학생은 없을 정도이죠. 많은 학생이 레지덴셜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다 나은 인재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