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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왕립화학회(The Royal Society of Chemistry) 나노스케일 분야 SCI 학술지인 ‘나노스케일 어드밴시스(Nanoscale Advances(IF=5.598))’ 1월 호에 실린 강유전체 산화물 박막 트랜지스터를 이용한 마이크로LED의 밝기 보상기술에 대한 논문 커버

초고해상도, 그리고 초저전력 실현

김영현 교수가 이끄는 차세대 반도체 소자 연구실은 2023년 한 해를 뿌듯한 마음으로 출발했다. 최근 고해상도·초저전력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는데, 이에 대한 논문이 영국왕립화학회(The Royal Society of Chemistry)의 나노스케일 분야 SCI 학술지인 ‘나노스케일 어드밴시스(Nanoscale Advances(IF=5.598))’ 1월호에 게재된 것. 뿐만 아니라 우수성을 인정받아 내부 전면 커버 논문(Inside Front Cover Article)으로 선정되기까지 했다. 차세대 반도체 소자 연구실은 차세대 반도체 광전자소자나 전자소자를 연구하고 있는데, 반도체 소자는 CPU나 연상장치 메모리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광통신 기술 등 여러 산업에 쓰이는 원천기술이다. 김영현 교수는 오랫동안 포토닉스 기술을 활용한 광전자소자로 빛을 제어하는 광위상이동기, 빛에 신호를 담는 광변조기, 빛을 검출하는 광검출기 등에 관한 연구를 수행해왔다.

“예전부터 반도체 기술은 디스플레이 분야에도 많이 활용됐습니다. 이번 연구 또한 최근 반도체의 차세대 메모리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ALD 공정 기반의 강유전체(HfZrO2) 트랜지스터 기술로 디스플레이의 화면이 얼룩덜룩하게 보이는 무라(Mura) 현상을 해결해보면 어떻겠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습니다.”

TV, 모니터,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디스플레이는 픽셀로 구성돼 있다. 이 픽셀은 광원과 이를 조절하는 트랜지스터로 이루어지는데, 최근에는 산화물 반도체라는 물질을 이용해 트랜지스터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 산화물 반도체의 물성적 한계로 인해 같은 전압에도 전류가 다르게 흘러 어디는 밝고 어디는 어두운 무라 현상이 발생하곤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픽셀에 추가 트랜지스터를 배치해 피드백 과정을 통해 균일한 성능을 끌어낼 수 있는 보상회로 방식을 적용하는데 그만큼 에너지 소모가 높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연구팀은 강유전체를 이용해 다수의 트랜지스터로 구성된 보상회로를 대체하는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연구 결과 디스플레이의 무라 현상도 해결하면서 에너지 효율까지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누구나 하나씩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처럼 일상생활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제품을 개발하려면 초저전력을 실현하는 것이 관건이다.

연구원들의 성장을 전폭적으로 지원

이번 연구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재훈 박사 연구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김상현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또한 연구실과 장비를 이용하는 데 나노광전자학과 김재균 교수, 신동수 교수와 분극 특성 측정을 수행해준 응용물리학과 강보수 교수 등 여러 연구자의 도움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2020년 9월에 설립된 차세대 반도체 소자 연구실은 연구 당시 실험장비들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태라 다른 연구실에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김영현 교수는 상황이 어떻든 연구원들이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것이 김영현 교수가 차세대 반도체 소자 연구실을 운영하는 데 있어 가장 중시하는 제1원칙이다.

“강유전체를 활용하는 연구는 우리 연구실에서 처음 도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김영현 교수님이 네트워크를 동원해 백방으로 뛰며 지원해주셨죠. 연구원들이 적극적으로 연구에 임할수록 더 많은 것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것이 우리 연구실의 장점입니다. 노력에 상응하는 결실을 볼 수 있죠.”

이번 연구를 주도적으로 진행해 논문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진태원 연구원(나노광전자학과 석사과정 22)의 말이다. 사실 진태원 연구원은 차세대 반도체 소자 연구실의 제1호 연구원이다. 코딩을 좋아하던 차에 코딩을 연구에 접목한 연구실이 새로 문을 연다는 소식에 관심을 기울이다가 3학교 2학기 때부터 연구실에 참여하게 됐다. 진태원 연구원처럼 학부 때부터 연구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이 나노광전자학과의 특징인데, 학부 시절부터 연구실에 참여하도록 커리큘럼이 짜여 있다. 김영현 교수는 학부 때 클린룸에서 소자도 만들어보고 실제 측정도 해보는 것 자체가 학생들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번 논문의 의의는 기술적 성과 자체도 의미가 있지만 연구원이 직접 쓴 논문이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논문을 완성하는 과정을 통해 연구원이 성장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죠. 진태원 연구원이 석사 1년 차에 제1저자로 해외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할 수 있었던 것도 학부 때부터 연구 경험을 차곡차곡 쌓아온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노광전자학과는 실험 및 연구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펼치고 있다.

연구원들과 함께 꾸는 꿈

해마다 새로운 연구원이 들어와 차세대 반도체 소자 연구실의 연구원은 2년 만에 어느덧 학부 4학년을 포함해 14명으로 늘었다. 연구원들과 격의 없이 지내며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마음껏 연구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는 김영현 교수.

“평소 연구원들과 자주 이야기를 나누는 편입니다. 과거에 교수님이나 선배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가급적 형처럼 많은 이야기를 해주려고 합니다. 권위적이지 않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추구하지만, 그런 만큼 연구원들은 좋은 논문으로 확실한 성과를 보여줘야 합니다.”

김영현 교수는 ERICA에 부임하기 직전 실리콘 포토닉스 연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벨기에의 반도체 연구소 ‘IMEC’에서 2년 넘게 일한 바 있다. IMEC과는 지금도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공동연구를 수행하며, 반도체 기술 관련 세계 최고의 연구 인프라를 경험할 수 있도록 연구원을 파견하고 있다. 지난해 ‘한-EU 협력진흥사업’에 선정된 것도 IMEC과의 인연이 결정적이었다. 앞으로도 IMEC을 비롯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산업체와 협업해 상용화도 추진할 예정이다. 연구 결과를 논문으로만 끝낼 것이 아니라 산업에 실질적으로 적용해 많은 사람이 사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상용화가 이뤄지면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메타버스, 웨어러블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이 필요한 분야라면 어디든 적용할 수 있다.

“연구를 하는 이유는 창업이나 기술이전을 해 제품으로 양산화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를 통해 인류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 우리 연구실의 궁극적인 목표이죠.”

창업은 김영현 교수의 오랜 꿈이기도 하다. 이 꿈을 연구원들과 함께 이룰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함께 고대해보자.

차세대 반도체 소자 연구실을 이끌고 있는 김영현 나노광전자학과 교수
이번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진태원 대학원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