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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영선(영상디자인학과 20)
이수빈(영상디자인학과 20)
유아라(영상디자인학과 21)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우릴 놀라게 한 ‘유죄 인간’

GS리테일과 ERICA의 산학협력 프로젝트가 2022년 2학기 12월부터 올 1월까지 진행됐다. 과제는 ‘Z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는 아이스 파우치 음료 리디자인’. MZ세대를 겨냥한 아이디어 상품 개발에 주력하는 요즘. GS25의 자체 PB브랜드 유어스가 출시하는 아이스 파우치 커피 3종과 에이드 3종 패키지의 새로운 해석을 과제로 제시했다. 이러한 요구는 MZ세대인 학생들을 단순한 소비 주체로 바라본 것이 아닌 ‘생산 주체’로서 전환해 다가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프로젝트를 통해 현장 관계자에게 실질적인 조언과 피드백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학생들에게는 뜻깊은 기회이자 산교육이었을 터. 학생들의 가공되지 않은 원석 같은 아이디어가 실무자들의 피드백을 거쳐 완성도를 갖추게 됐고, 이 중 가장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4팀이 GS리테일 본사에서 발표를 진행했다. 그중 영상디자인학과 유아라, 이영선, 이수빈 학생으로 구성된 GS22.3팀이 대상을 거머쥐었다. 패키지 디자인 프로젝트에 영상 매체 전공자들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도 인상적이지만, 이들이 발표한 아이디어도 참 독특하다. 유아라 학생은 아이디어의 발상은 언어유희에서부터 비롯됐다고 설명을 보탰다.

“‘GS’를 빠르게 반복해서 발음을 해보니 ‘죄수’라는 말로 들리더라고요. 죄수라는 말장난을 어떻게 아이디어로 발전시킬 수 있을까 고민했고, 요즘 MZ세대들에게 유행하는 밈(Meme) 중 ‘유죄 인간’을 떠올리게 됐어요.”

팬들의 마음을 훔친 것, 설레는 마음에 잠 못 이루게 한 것. 이 모든 것들이 유죄에 해당한다며 인기 스타를 향한 팬들의 애정이 ‘유죄 인간’이라는 밈을 탄생시켰다. GS에서 비롯된 말장난으로부터 탄생한 죄수라는 단어는 GS25 아이스 파우치를 ‘유죄 인간’의 세계관으로 확장시켰다. 아이스 파우치 패키지 전면 배경은 현상수배지가 배치됐고, 중앙에는 죄수복을 입은 음료 캐릭터가 자리 잡았다. 각각의 맛에 특징은 죄명으로 적용해 콘셉트와 세계관의 완성도를 높였다.

지난 2022년 12월, GS리테일 본사에서 진행한 산학협력 프로젝트 시상식에 참석한 디자인대학 학생들.

이번 프로젝트가 우리에게 남긴 의미

디자인대학의 여러 학과가 참여한 프로젝트였던 만큼 다양한 아이디어도 탐색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보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배울 수 있었던 기회였다. 이수빈 학생은 “콘셉트 디자인을 바탕으로 가판대, 박스패키지까지 고려한 다른 팀들을 보면서 아는 만큼 보이고 생각의 폭도 넓을 수밖에 없음을 느끼게 됐다”면서 콘셉트를 다양하게 적용한 모습이 신선하게 다가왔다고 했다.

팀 내에서 유일하게 캐릭터 디자인이 가능했던 유아라 학생은 패키지 세계관을 맛 표현으로 연결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레퍼런스에 대한 개념과 기본 지식을 스스로 공부해야 했고, 직관적인 표현으로 연결하는 단계를 거치다 보니 과정도 까다로웠다고.

“본사 담당자께서 중점적으로 피드백해주신 부분은 음료의 맛과 재료 설명이 패키지에 노출이 되는 부분이었어요. 실사와 일러스트 활용에 대한 것부터, 캐릭터와의 조화 등 여러 가지로 고려해야 했죠.”

소비로 연결할 수 있을 만큼 완성도와 상품성을 보완해야 한다는 조언은 제작자이자 소비자로서의 다양한 생각과 시선을 고려하도록 이끌었다. 영상디자인학과여서 다른 학과들에 비해 배경 지식 없이 과제를 수행해야 했던 터라 어려움도 컸지만 한편으론 좋은 점도 있었다. 이영선 학생은 오히려 틀과 형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답했다.

“저희는 시작부터 재미를 가장 우선으로 추구했어요. 영상 디자인을 전공하다 보니 트렌드나 요즘 세대가 좋아할 만한 요소가 어떤 건지를 파악하는 데 있어 조금 더 빨랐던 것 같아요.”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을 자신들의 강점을 통해 효과적으로 극복한 좋은 케이스가 된 셈이다. 하면 할수록 욕심이 생겼고, 보완할수록 아이디어가 구체화되는 과정은 세 학생에게 큰 즐거움, 값진 배움으로 작용했다. 이수빈 학생은 “새로운 도전은 학업과 진로에 대한 마음가짐을 달리하게 된 계기였다”며 지난 프로젝트를 돌아봤다.

“영상디자인학과에 진학하고 2D, 3D 분야로 진출할 마음에 다른 생각은 전혀 해본 적이 없었어요. 이번을 계기로 새로운 흥미를 발견하고 다양한 분야에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영선 학생도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디자인 외에 기획 분야를 전담하면서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됐다”며 새로운 경험을 통해 다른 분야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렇기에 이번 프로젝트는 현장 경험 이상의 의미가 있다. 세 학생뿐만 아니라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들에게도 과정을 통해 성장을 도모하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GS22.3 팀이 발표한 아이스 파우치 패키지 시안. 지명수배지를 활용해 차별화된 디자인을 선사했다.

기회의 순간에 최선을 다할 것

세 학생은 이번 경험을 통해 산학 프로젝트가 미치는 영향력과 힘을 실감하게 됐다. 짧게나마 실무를 경험한다는 점과 자신들이 갖고 있는 아이디어가 세상 밖에서 어떠한 가치를 지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무대였기 때문이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산학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기 어려웠던 것이 아쉬웠다던 이영선 학생은 디자이너로서 자신에게 함몰된 시선을 전환하고 확장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고 소감을 덧붙였다.

“배우는 것에만 전념하다 보면 자신의 아이디어를 이상적으로만 생각하게 될 때가 많은데요. 실무는 이상보다는 현실적이어야 하니, 현장 관계자분들과 소통하며 이상과 현실, 그 중간 지점을 찾아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학생의 자리에서 현장의 요구사항을 캐치하기란 쉽지 않다. 학생으로서 이러한 기회가 많아졌으면 하는 희망도 클 터다. 동시에 기회의 순간에 주저하지 않을 수 있는 적극성과 용기가 필요함을 배우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다양한 경험이 학생을 성장시키고 자기 미래에 대한 주도적인 고민과 발전을 이끈다. 세 학생의 프로젝트는 대학과 산업,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학생이 서로 머리를 맞댈 때 더 나은 가능성을 발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영선, 이수빈, 유아라 학생은 서로의 장점과 경험을 통한 짜임새 있는 팀워크로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