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중순 교수진과 학부생,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10명의 IEEP 사업단이 탄자니아 아루샤를 찾았다. 약 3주에 걸친 짧은 시간 동안 사업단은 교육 운영을 비롯해 현지의 산업화를 이끌 수 있는 방향을 수립하며 탄자니아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도모하는 의미 있는 활동을 펼쳤다.
이선영 재료화학공학과 교수가 ATC 학생들을 대상으로 재료공학을 지도하고 있다.
한양대 재료화학공학과와 서울대 기계공학부로 구성된 IEEP 사업단이 사업을 시작한 이후, 이 정도 규모의 봉사단과 함께 아루샤 공과대학(Arusha Technical College, 이하 ATC)에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사업단장인 이선영 재료화학공학과 교수는 “마치 모교를 방문한 것 같은 친숙함”을 느꼈다고 첫 대면의 소감을 전했다. 현지 학생들에게도 화면으로 만났던 한국 교수님들의 현장 강의는 매우 특별하게 기억될 터다.
한양대 국제협력선도대학 사업단이 주도하고 있는 해당 사업은 IEEP(Innovative Energy Education Program)를 주제로 ATC의 메카트로닉스 재료공학 과정을 신설해 교육 지원을 펼치고 있다.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대륙에 최초로 개설된 과정이라는 점도 의미 있지만, 해당 교육이 현지의 발전을 위한 원천이 될 거라는 점 또한 주목해야 할 이유다. 우리나라 정부 초청 장학생 또는 학교 자체 장학생으로 선발된 ATC 교원과 탄자니아 우수 학생들은 한양대 재료공학 또는 서울대 기계공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게 되는데, 이들이 고국으로 돌아가면 ATC에서 메카트로닉스 재료공학 프로그램을 가르치는 교수로 자리 잡게 된다. 훗날 한양대 IEEP 사업단의 교육 지원 없이, ATC 현지 교원의 주도 하에 본 과정이 운영된다면 이것은 탄자니아의 발전을 위한 지속가능한 교육 모델이 될 것이다.
또한 태양이 뜨거운 지역적 특징에 메카트로닉스 재료공학에 기반한 신재생 에너지 기술을 접목하면 태양광을 통한 전기를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데, 이는 산업 자원이 현저히 부족한 탄자니아 및 아프리카 지역의 꾸준한 발전을 위한 기본이자 필수 요소로 작용한다. 훗날 지역 발전을 이끌 핵심 인력이 될 학생들을 위해 3년 동안 학습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실험 장비를 공급하며 이론과 실습을 빈틈없이 지원하고 있다.
한양대 IEEP 사업단의 탄자니아 지원은 2027년까지. 돌아오는 4월이면 사업단도 어느덧 4년 차에 접어든다. 교육의 열매를 맺는 일은 몇 년 안에 뚝딱 완성할 수 없는 터라 이선영 교수는 이러한 지원의 연장선을 고려하고 있다. 본 과정을 통해 배출된 학생들이 탄자니아 땅에 기여하는 엔지니어가 될 수 있도록 취·창업의 기반을 마련하고 현지 내 수익구조를 창출해 탄자니아의 발전을 이끌 수 있도록 하는 일이 그것이다.
“탄자니아 학생들에게 당면한 문제는 자신들이 배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가 자국 내에 없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취업률도 높지 않고요. 일자리를 창출해 고용이 꾸준히 이뤄지고, 기술로 아이디어를 도출해 사업화할 수 있다면 탄자니아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선영 교수는 올해 8월, ATC에서 ICEAS(국제 에너지, 수자원 및 지속가능성 학술대회(International Conference on Energy, Aquatech and Sustainability))와 스마트 경진대회 및 창업 육성 경진대회를 적정기술학회와 공동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해외 학술자들이 탄자니아 ATC와 활발히 교류하면 현지 학생들의 창업 역량 및 국제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양대 임태협 대학원생이 탄자니아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비 실험실습을 주도하고 있다.
IEEP 사업단이 교육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지역사회 봉사다. 탄자니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전역에 걸쳐진 ‘물 부족’ 문제는 고질적인 난제다. 불소가 다량 함유되어 식수로서 적합하지 않아 현지 주민들의 건강과 위생을 위협하는 시급한 문제인 만큼, 사업단은 마을을 직접 방문하여 우물 개발에 협력했고 이후에도 지속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우리 대학 박사과정에 진학한 탄자니아 학생이 물탱크 설치야말로 자기 나라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하더군요. 물 부족 문제만 해결해도 탄자니아 경제와 지역 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듣고 나니, 앞으로도 IEEP사업단은 우물 개발 봉사에 더욱 힘을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IEEP 사업단은 3년에 걸쳐 지역과 마을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시범적으로 솔라 파워 플랜트를 활용한 봉사를 지속해왔다. 이에 연장선에서 효과를 높이고 실질적 도움을 증대하기 위해 4년 차에 접어든 올해부터는 우물 개발을 시작으로 탄자니아 땅의 스마트 파밍(Smart Farming)을 시행할 계획이다. 탄자니아는 비옥한 토지를 가졌음에도 물 부족 문제로 농업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고, 이는 결과적으로 지역의 식량난으로 이어졌다. 채취를 기반으로 식생활을 영위하던 그들에게 농업은 생활의 기본권을 지켜주는 첫걸음이 될 뿐만 아니라 삶을 규모 있고 능동적으로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될 것이다.
탄자니아 아루샤 주 응그루도투 마을 주택에 전기 사용을 모니터링하는 스마트 미터를 설치하는 봉사를 실시했다.
IEEP 사업단과 ATC 메카트로닉스-재료공학 프로그램 소속 학생들이 만나 의미 있는 시간을 함께했다.
한양대 IEEP 사업단장인 이선영 교수는 현지에 꼭 필요한 기술 교육을 통해 탄자니아의 미래를 건설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교육과정 운영,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본질적인 현안 개선. 지난 3년 동안 IEEP 사업단은 바쁘게 움직였다. 한국에서 고군분투해온 이선영 사업단장 교수와 스태프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현지 활동을 지원해주는 iTEC, E3Empower와의 네트워킹, ATC의 발 빠른 추진과 협조, 한국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실천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힘을 보탠 한양의 구성원들이 탄자니아의 변화를 위한 밑거름이 됐다. 이선영 교수는 “십시일반으로 이 사업단을 만들어 운영하는 만큼, 탄자니아 역시 서로가 십시일반 하여 자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사업의 목표는 결국 탄자니아가 한양의 손을 떠나 자립하고 자생할 수 있는 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있기 때문이다.
“ATC 학생들이 메카트로닉스 및 재료공학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창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사회혁신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탄자니아 학생들이 국제적인 인재로 성장하길, 그래서 자국 사회에 큰바람을 불러올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저는 이번 탄자니아 아루샤에서 ATC 강의 지원을 함께했습니다. 한국에서 온라인 지원만 해왔기 때문에 ATC 학생들에게 이 교육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가늠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현장에 가보니, 탄자니아 학생들은 교육을 통해 자신의 꿈을 확장해가고 있었으며, 배움에 대한 열망이 제 생각보다 크고 간절한 것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재료화학 분야의 연구와 교육을 현장에 연결하는 일에 작게나마 기여함으로써 제 자신이 공부하고 있는 이유와 목적, 그리고 스스로의 가치를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솔라 파워 플랜트를 통해 마을에 전기가 공급되면서 해가 뜨고 지는 것에 맞춰져 수동적으로 살았던 주민들의 하루가 더 길어졌고, 주민들이 더 많은 일상의 기회를 갖게 된 변화가 저에게는 매우 뜻깊게 다가옵니다.
앞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준비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봉사활동과 학업에 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