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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생성형 AI와 로보틱스의 급격한 발전을 통해 “미래에는 노동이 선택 사항이 될 것이며, 인류는 ‘보편적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을 넘어 ‘보편적 고소득(Universal High Income)’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 비용이 낮아지면서 우리는 노동 없이도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게 되고, 전통적인 의미의 저축이나 자본 축적의 필요성도 사라질 것이라는 논리에 근거한다. 하지만 이러한 의견에 조금은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기술이 가져올 생산성의 증대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것이 곧 인류 모두의 풍요로 이루어진다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로보틱스와 생성형 AI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속도가 빨라지는 지금, 우리는 장밋빛 예언 뒤에 숨겨진 구조적 한계와 정책적 대응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AI 혁신의 이면과 보편적 고소득

기술 진보와 노동 시장의 관계를 논할 때 우리는 종종 평균에 대한 결과를 논의하곤 한다. 노동경제학자 데이비드 오터(David Autor)가 지적했듯, 기술 발전으로 인해 사회 전체의 효용이 증가한다고 해서 그 혜택이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가령 AI 도입으로 인해 누군가는 직업을 잃고 소득이 50만큼 감소하고, 누군가는 생산성 향상으로 소득이 70만큼 증가한다면, 사회 전체적으로는 20만큼의 이익이 발생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직업을 잃은 개인에게 “+20”이라는 사회적 평균의 이득은 큰 위로가 되지 않는다. 50을 잃은 사람과 7570을 얻은 사람은 전혀 다른 집단이 될 수 있으며, 이 격차를 메우는 것은 시장의 자동적인 기능으로는 어려울 때가 많다.

기술은 분명 새로운 노동 수요와 직업을 창출할 힘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과거 자동화나 글로벌 분업화 과정에서 나타났듯이, 특정 산업에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이 새로운 유망 직종으로 전환하는 것은 개인의 생애 주기 내에서 매우 어려운 과제가 되곤 한다. 특히, 직업이 단순한 소득의 수단을 넘어 개인의 정체성과 생애 전반의 노력을 대변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사회적 변화로 인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잃는 데서 오는 상실감은 개인뿐만 아니라 큰 사회적 비용으로 돌아올 수 있다.

일론 머스크가 주장하는 보편적 고소득을 위해서는 많은 부분이 전제되어야 하지만, 그중 하나는 미래의 경제 성장률이 현재의 예측치를 훨씬 상회 해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이러한 변화 없이 AI로 인해 인간의 일자리만 빠르게 대체된다면, 우리는 보편적 고소득 이전에 대규모 실업과 소득 양극화, 그로 인한 사회 전반의 무력감과 패배감을 마주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또한 보편적 고소득이 미국 등 일부 선진국에서만 가능하고, 그 외의 국가에 대한 대책은 전무하다는 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재 많은 국가의 재정은 노동 소득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노동이 사라진다면 이를 대체할 다른 세원을 확보할 수 있는지도 고민해 보아야 한다.

보편적 고소득
일론 머스크가 제시한 개념으로, 노동 없이도 풍요를 누리는 미래.
소득 양극화
기술 발전의 혜택이 일부에 집중되고 노동자가 소외될 때 발생하는 격차.

기술 자본의 재분배와 국가 경쟁력

AI 경제 시대에는 단순한 소득의 재분배를 넘어서 생산 수단인 자본재의 재분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소득은 소비와 함께 사라지는 일회적 성격을 갖지만, AI와 로봇과 관련된 자본재는 지속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자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사회 구성원 개개인이 본인의 창의성이나 숙련도를 바탕으로 주어진 자본재를 창조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이는 더 높은 부차적 소득을 창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 불평등 완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자본 소유 구조에 대한 고민과 함께, 우리의 혁신 엔진을 더욱 극대화하는 데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에게 AI와 로봇 기술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국가적 전략 차원의 문제가 되었다. 만약 과도한 규제나 불평등의 개선을 위해 혁신 속도를 지나치게 제약할 경우, 국내 기업과 국가 경제는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으며, 그 부담은 결국 국민의 일자리와 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혁신의 속도를 유지하면서도 그 과실이 사회 구성원 전체에 적절히 분배되도록 하는 정교한 정책적 설계가 필요하다.

기술 자본의 재분배
부를 창출하는 수단인 AI와 로봇 자산을 사회 구성원이 공유해야 한다는 핵심 대안.

새로운 기회와 한국 사회의 과제

현재의 AI 기술은 인류에게 전례 없는 기회의 창을 열어줄 수 있다. 특히 교육과 의료 서비스의 혁신적 변화는 그간 인력 부족과 고비용 벽에 부딪혔던 저소득층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으며, 개발도상국이 선진국을 빠르게 추격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의 사다리가 되어줄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생산성 향상이 노동 시간이 단축으로 이어진다면, 우리는 여가와 창의적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더 높은 삶의 질을 누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술적 진보가 반드시 보편적 풍요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역사가 보여주듯, 영국 산업혁명 초기 노동자들은 오랜 기간 임금 정체와 빈곤 확대, 열악한 생활 조건을 겪은 후에야 비로소 임금 상승을 경험할 수 있었다. 따라서 우리는 기술이 가져올 혁신을 인정하면서도, 그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술 발전의 방향성을 조율하고, 교육 시스템을 혁신하고, 사회 안전망 확충에 힘써야 한다. 우리 사회가 지속적인 정책적 논의와 제도적 노력을 기울일 때, 기술은 인간을 단순히 대체하거나 감시하는 수단이 아닌 역량을 확장하고 보완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며, 그 혜택은 사회 구성원 전반에 확산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