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106만 5천여 권, 비도서 3만 8천여 점, 전자정보원 218패키지. 1,600여 명을 위해 마련된 열람석과 이용자를 위한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이곳은 ERICA인을 위한 지식의 보고, ERICA 학술정보관이다. 취재진이 찾은 더운 여름날.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학술정보관은 오전 일찍 문을 열었다. 학기 중, 방학 상관없이 언제나 불을 밝히고 있는 곳은 캠퍼스 내에서도 단연 학술정보관이 아닐까. 언제 어떤 이용객이 올지 알 수 없으니 언제나 쾌적함을 유지하고 있는 이곳은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오래 머물러도 심심할 틈 없는 각종 시설을 갖추고 있다. ERICA 학술정보관 학술정보팀의 이효남 팀장은 학술정보관이 언제나 학생과 연구자들에게 필요한 자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답했다.
“교육과 연구 정보 서비스를 통해 한양의 가치를 더하는 곳이 바로 학술정보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신 연구자료와 함께 학생들에게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고 학술정보관 내에 멀티미디어 자료, 그룹 스터디룸, 스튜디오와 편집실 등 다양한 인프라를 마련해 이용자들이 최적화된 환경에서 학습과 연구 활동을 하도록 지원하고 있죠.”
이뿐만이 아니다. 학술정보관의 역할은 도서관으로서의 본질적인 일뿐만 아니라 현재 세대를 살아가면서 다음을 준비하고 있는 젊은 학생들을 위해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한다. 콘텐츠 이용자에서 머물지 않고 생산자로서 그 반경을 넓힐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공간이 바로 노상일 홈즈(HOLMZ)다. 2022년 가을 노상일 동문의 기부로 문을 연 이곳은 창의적이고 자기 주도적인 학습을 콘셉트로 구성됐다. 학생들이 영상 콘텐츠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스튜디오를 구축하는 한편 미디어 콘텐츠 편집에 필요한 각종 유료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는 편집실도 마련되어 있다. 나만의 콘텐츠, 포트폴리오가 필요한 학생들에게는 단연 없어선 안 될 공간이다. 매 학기 운영되는 ‘노상일 홈즈 또래 튜터링 프로그램’은 영상 편집, 이미지 편집 등을 기초부터 배울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또한 프로그램을 경험하는 것에서 머물지 않고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의 초청 강연, 한양 영상제 개최 등을 통해 학생들의 견문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문화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되고, 영상 중심의 콘텐츠가 각광받는 것은 더 이상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렇다면 대학 도서관만의 고유한 역할은 무엇일까?
“학술정보관은 학생과 연구자들의 학업과 연구를 지원하고, 연구 업적을 전 생애에 걸쳐 관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학생들의 학업에 필요한 정보 활용 교육을 제공하고, 대학원생의 학문연구를 위한 전자정보원뿐만 아니라 다양한 논문 작성 교육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연구자들이 발표한 초기부터 현재까지, 전생에 걸친 연구논문을 HY-RIMS(한양연구성과관리시스템)라는 연구성과분석솔루션을 활용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관리하며 글로벌 연구성과를 홍보한다. 또한 우수 연구자들의 연구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빅데이터 기반의 연구 정보를 제공하고 연구자별 맞춤형 연구 지원 서비스를 통해 논문의 피인용도 제고를 꾀함과 동시에 연구중심대학으로서 ERICA의 위상을 높이는 것 역시 ERICA 학술정보관의 주요한 역할이다.
학술정보관은 학생들에게 논문 작성의 기초와 더불어 국제적인 연구자로 성장하기 위한 해외 논문 작성 교육을 제공해 왔으며, 하반기에는 대학원생의 수요를 반영하여 AI 활용 교육이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우수 BK21 교육연구단 및 대학원생의 학문연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SciVal과 InCites와 같은 세계적 연구성과 분석 툴을 다양한 원문 DB들과 함께 제공함으로써 세상을 바꾸는 연구, 한양만의 차별화된 연구를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최고의 산학협력 혁신선도대학으로의 비전을 실천하고 있다.
대학 생활의 중심이자
미래를 준비하는
공간으로 인식되길
학술정보관 1층 라운지 한쪽 벽면엔 학생들의 추천 도서와 한 줄 평이 적힌 엽서가 부착돼 있다. 감명 깊은 한 문장 또는 추천하는 이유를 적으며 책을 통해 얻게 된 귀중한 자산을 공유한다. 정보와 지식을 독점하지 않고 모두와 함께 공유한다는 점에서 독서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고 관계를 지향한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책을 가까이할 수 있을지, 콘텐츠가 범람하는 이 시대 속에서도 독서만이 줄 수 있는 지식 향유의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 역시 학술정보팀의 역할이다. 인공지능의 발전이 빛의 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사고의 확장과 다양한 관점을 키우는데 독서만 한 것이 없다. 이를 위해 학술정보관은 독서 챌린지를 통해 독서문화를 정착하기 위한 북클럽을 운영하며 다양한 관점을 공유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 함께 독서해’ 챌린지를 개최해 1인 10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상반기 한양권장도서로 독서토론 모임을 운영했습니다. 지난 학기 학정관 북클럽 1기를 시작으로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며, 학생 외에도 교직원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독서토론 모임을 주최하고 있습니다.”
독서를 중심으로 한 네트워킹과 사고의 교류는 더욱 폭넓은 시야를 갖게 한다. 학술정보관 3층 열람실은 마치 대형 서점에 방문한 듯 아늑한 인테리어로 마련되어 있는데, 학술정보관 사서가 추천하는 책부터 학생들이 추천하는 책까지 다양한 추천 도서가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지난 한양 70주년을 기념해 70권의 한양권장도서를 선정한 이후 매년 한 권씩 추가해 벌써 85권의 한양권장도서를 선보이고 있는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지성인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들로 엄선되어 있다. 학술정보관 사서들의 큐레이팅은 수많은 책 속에서 선택을 이끄는 길라잡이가 되어준다. 학술정보관에서의 경험이 대학 생활을 풍요롭게 해줄 것을 믿기에 더 다양하고 퀄리티있는 이벤트를 기획하기 위해 노력한다.
“책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강연을 운영해 왔습니다. 학생들의 관심사와 트렌드에 맞는 강사를 초빙해 운영해 왔는데요. 그때마다 많은 학생이 적극 참여하고 피드백도 매우 좋은 편이라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참여와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 하반기에 계획하고 있는 행사도 매우 다채롭다. <한국요약금지>의 저자 콜린 마샬을 비롯해 안산중앙도서관과의 협업으로 진행하는 작가와의 만남에서는 <눈부신 안부> 백수린 작가를 초청했다. 그뿐만 아니라 팀을 구성해 주제를 선정하고 답사를 통해 보고서와 영상을 제출하는 독한(讀漢)원정대도 진행 예정이다. 책을 통해 사고를 확장하기 위한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도록 이끌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효남 팀장은 좋은 시설과 자료가 있음에도 대학 생활 동안 한 번도 이용하지 않은 채 졸업하는 학생들이 있음에 아쉬움을 전하며 짧은 캠퍼스에서의 시간을 풍요롭게 채울 것을 당부했다.
“학술정보관이 대학 생활의 중심이 되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편안하게 공부하면서 미래를 준비하고 현재를 소통과 협업으로 채워나갈 수 있는 생활 공간으로 인식되길 바랍니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책을 한 권 읽는 사람이 두 권 읽는 사람들한테 지배를 당할 것이다’라는 말을 남기며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책은 곧 꿈을 꾸게 만드는 중요한 자원입니다. 도서관을 생각하면 공부, 독서에 대한 인상 때문인지 따분하고 지루할 거라는 선입견이 있는데요. 학술정보관엔 도서부터 미디어, 클래식 음악DB 등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모여있습니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수님들도 학술정보관을 놀이터이자 휴식 공간으로 와서 활용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또한 한양인뿐만 아니라 지역 커뮤니티와 함께 상생하고 공유하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