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2019년도 국제문화대학장으로 재직했던 당시에, 단과대 교수님들과 함께 인문학 진흥위원회와 국제문화대학 특성화위원회를 꾸렸습니다. 어떻게 하면 인문학을 진흥할 수 있을지, 우리 국제문화대학을 발전시킬 수 있을지에 관해 고민과 논의를 거듭했죠.”
이재복 학장과 국제문화대학 교수들은 ERICA 인문학 특성화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하게 시도해 왔고, 2020년 장르테크놀로지와서브컬쳐대학원, 중국지역통상대학원을 신설하여 국제문화대학만의 차별화를 꾀했다. 변화의 방점은 모두 시대의 흐름에 맞는 학문, 학생의 요구를 반영하는 학문이라는 데에 있다. 이처럼 국제문화대학은 오랜 시간 꾸준히 학생의 니즈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는 큰 틀 안에서 변화를 이어왔다. 2025학년도를 기점으로 학부 체계로 전환하게 된 것도 오랜 시간에 걸친 변화의 과정으로, 이례적인 것이 아닌 셈이다. 이렇게 변화를 착실하게 시도했던 데는 이 시대에 걸맞은 교육으로 혁신해야 한다는 현실적 필요성이 배경이 됐다.
“국제문화대학이 설립된 이후로 작년 전과율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많은 학생이 경상계열, 사회계열 등으로 전과를 했어요. 취업을 고민하는 학생 입장에서는 충분히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교수자 입장에서는 어문학 중심의 교육과 학문에 대한 정체성을 깊이 고민할 수밖에 없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는 ERICA만의 고민은 아니다. 국내 대학 내 인문사회계열, 특히 어문계열은 교육 현실에 대한 자각과 더 빠른 혁신을 추진했어야 한다는 것이 이재복 학장의 생각이다. 이에 따라 과감하게 국제문화대학을 재구성하기 위한 방향을 모색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글로벌문화통상대학(글로벌문화통상학부)’으로의 개편이다. 한국언어문학과 등 다섯 개 어문학과가 통합했고 모듈형 교육과정을 전격 도입해 총 6개의 모듈이 도출됐다. 모듈형 교육과정을 도입하면서 이론과 실습의 균형, 즉 철저한 직무 연계성을 강화해 현장과 연관성을 두겠다는 것에 원칙을 뒀다.
“글로벌문화통상학부라는 명칭으로 통합된 만큼, 글로벌 역량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해외 교류와 MOU 체결 대학과의 연계도 강화해 학생들의 인-아웃을 적극 추진할 계획입니다.”
2019년부터 지금까지, 이재복 학장은 교수진들과 머리를 맞대고 학생들의 의견을 꾸준히 수렴하며 학교의 문화와 교육 생태계 변화를 추진해 왔다. 국제문화대학이 실용적인 학문으로 혁신하면서 동시에 인문사회 분야 학문 생태계를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것에포커싱한 만큼, 글로벌문화통상학부를 중심으로 한 다른 학문 분야와의 다양한 융합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해 본다.
Q1.언어별 세부 전공 통합이 전문성 상실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됩니다. 더불어 경제, 무역, 언어 등 여러 분야가 배치될 때 커리큘럼은 어떤 변화가 있나요?
A.언어 교육은 Language & Culture 모듈을 통해 학과별 외국어 및 문화 과목을 배치해 수강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학생 진로 설계를 위해 각 모듈에 따른 직무 연계성과 학생 선택권을 강화하는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Q2.문화콘텐츠학과와 문화인류학과가 커뮤니케이션앤컬쳐대학(현 언론정보대학)으로 이동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문화인류학과와 문화콘텐츠학과는 사회과학 학문의 성격이 강합니다. 문화인류학과는 인류학, 고고학, 바이오 등 융합 학문적 성격이 강하고, 문화콘텐츠학과는 인문, 미디어, 마케팅, 비즈니스 등이 융합된 학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기존 언론정보대학 소속 학과들과 결합하면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Q3.2025학년도 신입생들도 교직 이수, 현지 학기제, 다중전공 트랙을 활용할 수 있나요?
A.학과통합 개편에 따라 2025학년도 신입생의 교직 이수는 불가능합니다. 단 현지 학기제, 다중전공 트랙 활용은 가능합니다. 학부의 정체성 정립을 위해 해외 교류를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중국, 프랑스, 일본, 벨기에 등의 대학들과 현지 학기제, 교환학생, 장 · 단기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거나 추진 중에 있습니다.
1983년 ERICA에 공예학과가 설립된 이후 꾸준한 개편과 성장을 거쳐 오늘의 디자인대학이 세워졌다. 이형규 학장은 이 모든 과정을 몸소 겪은 장본인이다. 83학년도 공예학과에 입학해서 학생회장, 조교, 강사, 교수로 다양한 입장과 위치를 경험했다. 오랜 변화를 경험한 장본인으로서 디자인학부로의 편제 개편에 따른 입장을 헤아리면서 동시에 이번 개편이 디자인대학으로선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라며 입을 열었다.
“디자인 분야야말로 경계가 모호해지고 융합이 가속화되고 있는 대표 분야입니다. 여러 분야가 결합한 디자인 프로젝트가 꾸준히 늘고 있고, 이에 맞는 지식과 스킬을 습득하는 융합교육이 필요해졌죠. 이를 위해 학생들에게 유연하고 자유로운 전공 선택권을 강화하는 것이 이번 편제 개편의 핵심입니다.”
2025학년도부터 입학 후 1학년 동안 학부 체계로 디자인 교육을 받고 2학년부터 자신의 적성에 따라 세부전공을 선택하게 되는데, 이때 교수진과 교육과정을 학생이 자율적으로 선택해 이수할 수 있게 되고, 교수진 간 협력 강의로 강의의 질을 제고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디자인대학의 첨단 실습실과 장비 등 인프라 확충은 이러한 학문의 융합을 한층 가속화할 것이다.
“디자인대학은 시각, 산업, 영상, 주얼리 · 패션 등 다양한 디자인 영역을 아우르는 학제 구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합함으로써 교류와 융합은 더욱 다양하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특히 ERICA는 첨단 공학 분야와 산업체가 밀집되어 있어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 기회도 열려있지요.”
효과적이고 실제적인 융합을 위해 디자인대학은 지능형로봇학과, 인공지능학과, 경영학부, 문화콘텐츠학과와 팀 티칭, 협력 강의로 전공 교과목 코드쉐어를 구축했다. 또 학생들의 전문성과 특성화를 강화하기 위한 전공별 로드맵을 제시하고 세부 트랙 운영 등 전문성을 갖추어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선순환 교육 모델을 개발하는 중이다. 4차 산업혁명에 있어 디자인 역량은 첨단 기술 활용을 비롯해 사용자 공감능력, 융합적 문제해결 능력을 중심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과감한 도전과 협업이 디자이너의 혁신성을 증폭하는 만큼, ERICA 디자인대학 역시 첨단 디자인 기술 교육을 비롯한 사용자 리서치 및 공감 교육, 국제교류를 활성화해 네트워크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러한 비전에 학생과 교수진 모두가 합치하며 뜻을 함께했다. 이형규 학장은 이러한 능동적인 협조와 도움에 깊은 고마움을 전했다.
“이번 개편은 우리 디자인대학 구성원 모두가 변화하는 시대에 경쟁력 있는 디자인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한 적극성과 의지에 따른 결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우리의 내부 구성원들이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1.이번 통합이 전문성과 개성의 상실로 이어지진 않을까 우려됩니다.
A.현장에서는 하나의 전공으로만 역량을 펼치기가 쉽지 않고 실질적으로 사회나 구조에 따른 재교육이 필수적입니다. 디자인도 결국은 스펙트럼이 훨씬 넓어지는 것이죠. 덧붙여서 2학년부터는 학생 스스로 전공 선택권을 철저히 보장하기 때문에 스스로 원하는 분야에 맞춰 전공을 선택할 수 있으니, 개성과 전문성은 지켜낼 수 있습니다.
Q2.학부 통합 모집이 입결 하락으로 연결될 수 있지 않을까요?
A.한양대 ERICA에는 ‘레인보우학과’ 제도가 있습니다. 대학에 기여한 학과 입학생을 대상으로 입학금을 최대 50%까지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우리 디자인대학 입학생들은 전원 레인보우학과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입학 실기 제도를 개편하고 확대하여 더 많은 학생이 입시에 도전할 수 있도록 보완했습니다. 학생들에게도 기회의 문이 활짝 열린 만큼, 입결 하락 우려는 기우라고 생각합니다.
Q3.현재 24학번이 휴 · 복학 시 커리큘럼에 변화가 있을까요?
A.휴 · 복학 시 25-28 교과 과정을 따르게 되나, 대체 교과목 제공, 상담 강화, 진로 지도 등을 통해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지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