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관계 부처 합동회의에서 선정된 국가경쟁력 지속을 위한 5대 핵심 분야로 항공-우주 미래 모빌리티, 바이오헬스, 첨단부품 소재, 디지털, 환경에너지 분야가 선정됐다. 해당 분야의 인재 양성 체계 확립을 위해 대학별 학제 개편도 활발하다. ERICA는 위 다섯 가지 핵심 분야 중, 반도체와 바이오, 국방 항공드론 분야를 중심으로 첨단융합대학 설립을 추진했다. 정부가 발표한 5대 핵심 분야와 ERICA의 강점이 깊이 결부되어 있었기에 설립에도 추진력이 더해졌다.
“바이오의 경우 제약과 진단 분야로 구분이 가능한데, 특히 ERICA 약학대학을 비롯해 생명나노공학과와 의약생명과학과 등 유관 학과가 융합을 이루면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첨단부품 소재 분야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부품을 공급하는 반월·시화공단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어 긴밀한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 ERICA는 국방정보공학과 및 관련 계약학과가 설립되어 있고, 장교 연계 교육도 활성화되어 있으니 해당 분야 첨단 인력을 양성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환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종렬 첨단융합대학 준비위원장(이하 위원장)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전공의 재료화학공학과와 나노광전자학과가 반도체 분야의 핵심 축이 될 것이라는 점을 덧붙였다. 또, 양자 컴퓨터를 통해 미래 디지털 분야의 기술 흐름이 움직이고 있는 만큼 이에 기반한 국방 분야 연구에 효용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언급하며 이러한 ERICA의 교육 시스템과 다양한 분야 간 결합이 첨단융합대학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것임을 강조했다. 미래 산업이 추구하는 방향이 ERICA의 입지, 인프라 및 연구 자원과 일치하면서 첨단융합대학의 뼈대를 빠르게 갖출 수 있었다. 이러한 골격에 더해 ERICA의 산학협력 강점은 내실 있는 연구와 고급 인력 양성에 핵심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ERICA의 설립 기반 자체가 기술 보국의 이념을 바탕으로 학연산 협력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국책, 기업 연구 시설이 설립됐고, 캠퍼스 혁신파크를 통해 캠퍼스에 바이오, 반도체, 첨단 재료 분야 혁신 기업이 입주하게 되는 만큼, 인재 양성과 연구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첨단융합대학은 매우 효과적인 융합교육의 중심이 될 것입니다.”
김종렬 위원장은 학연산클러스터와 캠퍼스 혁신파크를 기반한 ERICA의 인프라와 지리적 이점이 무관할 수 없음을 강조했다. 경기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안산 강소연구 특구, 반월·시화공단 스마트 산업단지 조성, 안산 사이언스밸리 사업은 모두 ERICA와의 연계를 통해 진행되고 있다. 이와 같은 지자체와의 밀접한 연관성은 학생 교육 체계에 요긴하고, 나아가 학생들이 향후 해당 분야로 진출하는 데도 매우 중요한 지지기반이 될 것이다. 첨단융합대학은 이러한 요소들로써 실질적 협력이 가능케 하는 중요한 키가 될 전망이다.
융합교육을 위한
교과 구성과 지원 체계로
학생에게 실제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
오랜 시간에 걸쳐 지리적 요건, 교육 인프라 역량을 강화해 온 ERICA였기에 첨단융합대학 설립에서도 거침없는 행보가 가능했다. 특히 ERICA는 교육부의 2025학년도 일반대학 첨단 분야 입학정원 배정에서 학부 입학정원을 106명 순증 확보해 서울과 수도권 전체 1위를 차지하는 압도적 역량을 드러냈다. 이 같은 성과에는 대학의 역량 지표가 평가에 주요한 기준이 됐을 터. 입학정원 심사 과정을 통해 ERICA의 경쟁력이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 김종렬 위원장은 ERICA가 오랫동안 구축해 온 안정적인 토대와 더불어 연구 경쟁력이 이러한 성과에 효력을 나타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RICA의 경쟁력은 기본적으로 산학연 시스템에 뿌리를 둔 훌륭한 연구력과 교수의 능력이 뒷받침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과대학 신설이라는 개혁적인 아이디어를 수용하고 수행해 준 교수진들과 ERICA 구성원의 노력, 학교 발전 방향을 이해하고 지지해 준 학생들의 힘이 우수한 결과를 만들어 낸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4단계 BK21 사업을 비롯해 대학의 연구 경쟁력이 기본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실상 첨단융합이 성립되기 어렵다는 것이 김종렬 위원장의 견해. 연구를 뒷받침하는 지원과 경쟁력 있는 연구진 확보는 앞으로도 풀어갈 숙제지만, 그동안에 갈고닦아온 연구력 기반이 단단했던 만큼 ERICA 첨단융합대학 추진에 동력이 된 셈이다. 대학이 추구하는 방향, 교수진의 시선과 의지에 따라 대학의 내일이 달라진다. 자유로운 편제 이동을 통해 연구자들에게도 폭넓은 선택지가 주어졌을 뿐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첨단융합 분야 교육과 연구에 참여할 기회의 폭이 넓어졌다. 여기에 더해 첨단 산업 분야가 요구하는 인재의 역량과 현장 경험을 동반할 수 있는 커리큘럼 구축은 실제적인 핵심 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으로 이어질 것이다.
“첨단융합대학이 추구하는 인재상은 전문성을 갖춘 지능형 인재, 융복합 사고와 태도, 문제해결형 인재, 인공지능 활용 능력을 겸비하고 혁신을 이해하는 인재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 주도적인 진로 개척과 동시에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는 역량이 갖춰져야 하겠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대학은 심층적인 진로 설계와 IC-PBL, QBL(Question Based Learning)을 통해 교육을 펼쳐갈 것입니다.”
ERICA 첨단융합대학은 국가 주도 신기술 육성 분야에 맞춰 기존 편제의 강점을 부각해 구성한 첨단융합 학문의 집합체다. 기존의 연구 인프라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 미래 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교육 커리큘럼 구성이 필수인 만큼, ERICA 연구자들은 함께 융합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김종렬 위원장은 향후 첨단융합대학의 발전을 위해 교수자와 학생, 대학의 지원을 주축으로 장기적 발전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우선 앞으로 5년간 첨단 분야 교수 증원을 대폭 늘려 학생 진로 설계와 인공지능 교육을 비롯해 각 분야가 요구하는 역량 있는 교원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이후엔 융합교육을 위한 타 분야 교수진과의 협업을 통한 교과 구성과 지원 체계를 마련해 나갈 예정입니다. 무엇보다 이것이 학생에게 실제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파격적인 장학 지원도 이뤄질 것입니다.”
융합에는 언제나 학문의 정통성에 대한 목소리도 공존한다. 김종렬 위원장은 과학의 정통성이란 기초학문에 기인한 토대이며 궁극적으론 자기 학문에 대한 고집을 내려놓을 때 진정한 융합이 가능하다고 피력했다. 학생으로 하여금 학문을 통한 다양한 가능성을 발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융합교육의 첫걸음이다. 첨단융합대학은 미래에 필요한 새로운 가치 창출을 촉발하는 ERICA의 새로운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