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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률 71.3%의 의의와 통계의 한계

ERICA는 최근 공표된 교육부의 「2022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 결과」에서 취업률 71.3%로 주요 대학 중 7위를 기록했다. 대학원 진학률은 11.6%로 전국 8위다. 범 캠퍼스 차원의 취업난 극복 노력과 연구중심대학으로 도약하고 있는 ERICA 공동체가 거둔 값진 성과다. 물론 정부의 취업률 조사는 대학생들의 사회진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데 한계가 있다. 취업자 기준의 타당성 논란, 불완전 취업의 ‘애매한’ 인정범위, 조사기준일에 포함되지 못하는 ‘대기만성형’ 늦깎이 취업 등 다양한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대학 간 단순 비교나 서열화도 한계가 있긴 마찬가지다. 의치약학계열과 공학계열, 계약학과, 남학생 비중 등은 높을수록 취업률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반면 기초과학과 인문계열, 여학생 비중 등은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디자인을 포함한 예체능계열 비중은 관련 산업계의 고용구조와 진로특성상 유지취업률(1년간 취업상태 유지)을 낮추는 변수가 된다.

따라서 각 대학의 특성과 구체적인 여건이 무시된 단순 비교나 서열화는 오해와 착각을 부를 수 있다.물론 이런저런 사항을 고려한다 해도 금번 ERICA의 취업률 성적은 의미 있는 성과다.

‘취업 성과’를 낳는 동력은 ‘학생 성장’

우리가 흔히 쓰는 성과와 성장은 비슷한 말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사뭇 다르다. 성과는 어떤 목표나 기준에 따라 측정되는 결과이고, 성장은 개인이나 조직이 능력과 가치를 향상시키는 과정이다. 성과는 단기적이고 상대적이며 변화하기 쉽지만, 성장은 장기적이고 주체적이며 지속적이다. 물론 성과와 성장 모두 중요하다. 성과에만 집착하면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무리수와 헛발질이 따르기 마련이다. 성장은 성과를 낳는 동력이 되고, 성과는 성장을증명하고 격려한다. 그래서 성과와 성장의 ‘균형’과 ‘이음’이 중요하다.

ERICA는 조직의 성과지향 노력이 구성원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구성원의 성장은 다시 조직의 성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추구한다. 요즘 자주 등장하는 ‘학생가치’도 이런 방향의 연장선에 있다. 따라서 핵심은 학생들의 진심을 얻는 것이고, 이를 통해 학생들의 진정성 있는 성장을 추동하는 것이다. 학생 한 명 한 명의 마음과 신뢰를 얻으며, 변동성과 불확실성의 진로여정을 함께 헤쳐 나간다면 성과는 따라오기 마련이다.

주요 대학 순수취업률

71.3%, 전국 7

주요 대학 순수취업률(%)
학교명 순수취업률
성균관대 76.5
아주대 75.4
서강대 73.9
한양대 72.5
중앙대 72.4
인하대 72.2
한양대
ERICA
71.3
숭실대 71.0
고려대 70.9
연세대 70.9
경희대 70.7
건국대 70.5
국민대 70.5
서울시립대 70.4
서울대 70.3
가천대 69.7

ERICA 유지취업률

82.2%, 전국 14

주요 대학 유지취업률(%)
학교명 유지취업률
서강대 91.9
서울시립대 90.8
성균관대 90.6
고려대 90.3
아주대 90.2
서울대 88.9
한양대 88.7
인하대 88.3
연세대 88.3
중앙대 88.1
건국대 86.5
경희대 84.2
한국외국어대 82.9
한양대
ERICA
82.2
숙명여대 81.6
가천대 79.8

ERICA 대학원 진학률

11.6%, 전국 8

주요 대학 대학원 진학률(%)
학교명 진학률
서울대 27.7
고려대 18.0
연세대 17.4
서강대 14.9
성균관대 13.1
이화여대 13.0
한양대 12.7
한양대
ERICA
11.6
부산대 11.5
숙명여대 11.3
아주대 10.8
경북대 10.7
서울시립대 10.2
인하대 9.7
세종대 9.4

학생 한 명 한 명의 마음을 얻는 간절함으로

하지만 많은 대학이 진로교육의 소명과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채 무분별한 아웃소싱과 ‘보여주기식’ 실적에 얽매여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로 인해 학교와 담당부서는 학생들에게 신뢰를 잃고, 찾았던 학생들마저 발길을 돌려 결국 외주업체만 배불리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도덕적 해이’마저 깃든다. 현재 취업진로지원 분야에서 학생들의 신뢰 속에 높은 성과를 올리고 있는 대학들의 공통분모는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강력한 진로지원 역량이다. ERICA 또한 바로 이 반열에 어깨를 나란히 하며 내부역량 강화와 발휘에 매진하고 있다.

아웃소싱업체에 의존하여 ‘보내주는’ 컨설턴트에 의존했던 관행을 탈피, 학생수요와 눈높이에 맞는 전문 컨설턴트를 직접 발굴하고 매칭시키면서 학생들의 신뢰와 인기 속에 운영 중인 「외부 전문가 컨설팅」과 「취업동아리」, 담당 연구원의 오랜 기간 축적된 노하우와 성공 취업으로 이어진 졸업 선배들과의 탄탄한 네트워크를 맞춤형 멘토링의 지평으로 확장시키고 있는 「상시 진로상담」 등이 그 대표적 사례다. 통계의 유혹과 늪에 빠지지 않고 오직 학생 성장을 바라보며 묵묵히 나아가는 노력들이 ERICA인의 ‘더 나은 미래’를 현실로 만드는 자양분이 되길 간절히 바라본다.

학령인구 급감시대의 ‘新 구직난 속 구인난’

우리는 전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빠르게 줄어드는 나라에서 살고 있다. 인구절벽과 학령인구 급감은 ‘다가온 미래’가 되었고, 대졸 취준생의 급격한 감소는 ‘예고된 현실’이 되었다. 다만 경력중심 채용이 부른 대졸 신입 취업난이 인재자원 감소의 현실을 가리고 있을 뿐이다. 사람인 HR연구소의 ‘2023년 채용결산’ 보고서를 보면 80.4%의 기업이 지난해 당초 계획한 인원만큼 충원하지 못했고, 대기업 10곳 중 3곳은 필요한 인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미충원 사유는 직무역량을 제대로 갖춘 적합인재의 부족(51.7%)과 지원자 부족(15.4%) 순이었다. ‘구직난 속 구인난’은 과거 중소기업의 인재확보 어려움을 설명하는 표현이었지만 이제 새로운 상황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진로와 취업은 자신의 삶에 대한

문제이고 삶의 과정이다.

자신의 시각, 자신의 생각을 중심에 놓지

않으면 변화의 소용돌이에 대응하기 어렵다.

아무리 어려워도 될 사람은 된다.

취업포털 등 전문기관들은 2024년 대졸신입 채용 시장 전망을 ‘역대급’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예고한다. 2023년 하반기에는 TO는 줄었지만 그래도 쓸 곳이 있었다면, 2024년에는 그나마 쓸 곳마저 없어질 것이라고도 한다. 채용 기상도는 산업군을 불문하고 온통 흐림 또는 비다. 반도체, 2차 전지도 마찬가지여서 이공계 취업도 여의치 않을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 지난해 미취업자의 이월 규모도 만만치 않을 것임을 상기시킨다. 사실일 수도 엄살일 수 도 있다. 하지만 굳건한 사실도 있다. 언제나 누군가는 인재를 필요로 하고 또 누군가는 그 관문을 통과한다는 것이다. IMF 때도 그랬고, 금융위기 때도 그랬으며, 코로나 팬데믹 때도 그랬다. 아무리 어려워도 될 사람은 된다면 지나치게 외부환경에 천착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나 자신이다. 진로와 취업은 자신의 삶에 대한 문제이고 삶의 과정이다. 남의 시선, 남의 시각, 남의 생각이 아닌 자신의 시각, 자신의 생각을 중심에 놓지 않으면 변화의 소용돌이에 대응하기 어렵다.

내 인생 25년 도대체 뭐하고 살았지?

취업이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소위 ‘스펙’의 위력은 기승을 부린다. 정작 입사지원서와 마주하면 “내 인생 25년 도대체 뭐하고 살았지”라는 후회와 탄식이 쏟아진다. 학생들이 호소하는 가장 흔한 어려움은 소재의 빈곤, 스펙의 부족이다. 남들과 차별화되고 경쟁력 있는 그 어떤 것도 이뤄놓은 게 없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AI에게 의존하게 되고 챗GPT가 쏟아내는 자기소개서를 둘러싼 구인-구직 간 쫓고 쫓기는 싸움은 가히 촌극에 가깝다. 자신에 대한 마음의 크기를 넓혀 좀 더 과감해지고 담대해졌으면 한다. 자기 방식, 자기 생각이 없는 ‘스펙형’ 인간들이 만들어가는 세상에 미래가 있을 리 없다. 자기 방식으로 살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미래의 인재이며 남과 구분되는 독자적인 생각이 곧 경쟁력이자 성장의 원동력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