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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의 천국’ 코펜하겐을 가다

평소 자전거를 이용해 통학해온 김보미 학생. 온실가스 배출 세계 10위권에 달하는 우리나라에서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교통 부문에서 발생하는 탄소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어 무탄소 교통수단이라 할 수 있는 자전거를 이용한다면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우리나라에서는 자전거가 차도와 인도 모두에서 환영받지 못한다. 심지어 자전거 운행자를 고라니에 빗대 ‘자라니’라며 비아냥거리는 이들도 있다.

자전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열악한 자전거 인프라를 개선한다면 지금보다 자전거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이용자도 확대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갖고 김보미 학생은 글로벌 선진국 사례에서 해법을 찾기 위해 3명의 동기들과 함께 ‘포워드’팀을 결성, ‘2023년 하계 글로벌 IC-PBL 프런티어’에 지원했다.

“전 지구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글로벌 IC-PBL 프런티어는 그 생각을 실행에 옮길 좋은 기회죠. 예전에 창업동아리 활동을 하며 저전력 친환경 데이터센터 서버를 개발하는 기업에서 홍보를 담당한 적이 있는데, 편리한 생활의 이면에는 환경파괴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갖고 이에 대해 생각하는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김보미 학생은 광고홍보학과 동기들과 ‘포워드’팀을 결성해 글로벌 현지 탐방과 국내 적용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고심했다.

글로벌 IC-PBL 프런티어는 UN이 제시한 17개의 지속가능발전 목표 중 하나를 선정해 글로벌 탐방을 통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활동이다. 포워드팀은 ‘지속가능한 도시와 공동체’라는 목표에 주목해 자전거를 중심으로 한 지속가능한 교통 시스템 구축과 개선책을 찾아보기로 했다. 팀원 모두 자전거를 자주 이용해 자전거 이용의 장점과 문제점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자전거 보급률이 높은 덴마크의 지속가능한 자전거 교통 시스템을 답사한 후 국내 자전거 문화 및 인프라 개선점을 모색하기로 한 포워드팀은 글로벌 IC-PBL 프런티어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해 지난해 8월 1~5일, 덴마크의 코펜하겐을 찾았다.

글로벌 IC-PBL 프런티어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포워드팀.
자전거의 천국 덴마크 코펜하겐을 찾아 현지의 자전거 문화를 면밀히 경험할 수 있었다.

수준 높은 자전거 시민의식 본받아야

“덴마크는 자전거 보급률이 90%에 이릅니다. 특히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은 ‘자전거의 천국’이라 불릴 정도로 자전거 수가 인구보다 많은 곳이죠. 절반 이상의 시민이 자전거로 출퇴근을 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코펜하겐의 자전거 보급률이 높은 것은 자전거 관련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고 자전거 중심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보미 학생을 위시한 포워드팀은 4박 5일 동안 코펜하겐의 자전거 문화를 직접 겪으며 인프라와 시민의식을 조사하기 위해 부지런히 답사를 다녔다. 세계 최초로 설치된 자전거 교통 상황판을 비롯해 자전거 신호등, 자전거 전용 다리, 자전거 주차장을 둘러보고, 시민들이 어떻게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는지 관찰했다. 그리고 자전거를 대여해 직접 자전거 고속도로인 C99 코스를 주행하며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덴마크인들의 통근길을 체험했다. 또한 자전거 친화도시 전문가 과정을 운영하는 덴마크 자전거 대사관’의 회원과 온라인 메신저로 인터뷰도 진행했다.

“코펜하겐 탐방을 통해 덴마크인들의 자전거 이용 문화와 시민의식, 자전거 인프라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자전거 수신호’입니다. 인프라가 아무리 완벽하게 구축돼도 시민의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코펜하겐 시민들은 자전거 주행, 방향 전환, 양보, 급정거 등을 할 때 예외없이 수신호를 사용합니다. 특히 멈춤 수신호를 하면 이용객들이 알아서 피해 가는 모습이 놀라웠습니다. 실제 자전거 고속도로를 라이딩하며 수신호를 사용해봤는데 정말 편리하더군요. 자전거 이용자 및 보행자 모두의 안전을 위한 규칙이라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맑고 시원한 공기를

가로지르며

녹색 페달을 함께

힘차게 구르는 날이 오길

‘우리 함께 녹색 페달을 밟아요’

글로벌 IC-PBL 프런티어 활동은 글로벌 탐방에 그치지 않는다. 코펜하겐에서 돌아온 포워드팀은 경기도의 공유 자전거 사업체인 ‘에브리바이크’를 찾아가 협업을 제안하고, ERICA 아고라 홍보관에서 3일간 ‘에브리데이, 에브리바이크, 에리카’라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본 행사의 첫 번째 목표는 자전거 이용률을 실질적으로 그리고 즉각적으로 높이는 것. 그래서 에브리바이크를 알리며 할인 이용권을 경품으로 증정했다. 그리고 두 번째 목표는 코펜하겐에서 인상 깊게 보았던 자전거 수신호 및 교통 안전수칙을 알리는 것이었다.

“행사 기간 중 총 451명이 방문했습니다. 자전거 수신호 및 안전수칙과 관련된 교육을 실시하며 OX퀴즈를 진행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정답을 맞추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실질적인 이용률을 높이고자 자전거 무료 이용권 럭키드로우 뽑기 코너도 운영했습니다. 1년 이용권에 당첨된 한 방문객은 그동안 지하철역에서 학교까지 택시를 이용한 적이 많은데, 앞으로 자전거를 이용하겠다고 하더군요. 지속가능한 삶은 이렇게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널리 알릴 수 있어 뿌듯했습니다.”

김보미 학생 또한 평소 귀찮아서 그냥 버리곤 했던 페트병을 이제 라벨을 벗겨 버리는 등 생활 속 탄소중립 실천 항목을 하나 더 추가하게 됐다. 이번 글로벌 IC-PBL 프런티어로서의 임무를 수행하며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일에 대해 더욱 깊이 고민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사소한 일도 지속가능성에 기여하는 뜻깊은 행위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하는 김보미 학생.

“환경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실제 지속가능한 지구의 미래를 위해 무언가를 실천한다는 것은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저는 본 활동을 통해 실행할 수 있는 일을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맑고 시원한 공기를 가로지르며 한양인 모두 녹색 페달을 힘차게 구르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글로벌 현지 탐방을 통해 배운 점을 캠퍼스에 적용, 공유자전거 사업체 ‘에브리바이크’와 캠페인을 진행했다.

글로벌 IC-PBL 프런티어란?

IC-PBL센터는 한양인에게 UN이 제시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달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글로벌 무대 진출의 기회를 제공한다. 참여를 원하는 한양인은 선발 기간 동안 3~4명으로 팀을 구성하고 17개의 SDGs 중 하나를 선정해 해외 탐방 계획서, 예산 신청서 등을 제출하면 된다. 서류전형과 발표전형을 거쳐 우승한 4팀에게 글로벌 IC-PBL 프런티어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