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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복합 문화 공간 이용의 편의성을 고민하는 ‘스포츠 새내기들’

지난 9월 3일, 태권도진흥재단이 주관하는 2023 전국 대학생 태권도 학술경진대회가 개최됐다. ‘태권도 라키비움과 함께하는 태권도 지식자원 활용 방안’, ‘태권도 문화산업 활성화 방안’, ‘태권도 관련 자유주제’의 세 가지 주제 중 ‘태권도 라키비움과 함께하는 태권도 지식자원 활용 방안’을 연구 주제로 선정한 ERICA팀은 라키비움 내 영상관 인터페이스 개선에 중점을 두었다. 이러한 시도는 급변하는 영상 매체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영상 분류에 체계적인 메커니즘을 적용하여 태권도 복합 문화 공간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증진하려 했다는 점에서 참신한 아이디어로 꼽혔다.

학술경진대회에 참가하며 태권도 문화산업에 대한 지도 교수와 조교들의 조언을 구하고, 스포츠인들이 마주한 문제 현상을 연구해 직접적인 해결책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스포츠 새내기들에게는 큰 배움의 경험이자 학술대회의 진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과정이었을 터. 1학년 학생들이 태권도 영상관을 이용하며 느낀 불편함은 이번 연구의 초석이 되어 영상관의 인터페이스를 재구성하는 시도로 이어졌고, 이는 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본선에 참가할 기회를 거머쥐게 했다. 본선에 참가한 총 6개 팀 중 ERICA 스포츠과학부 박민성, 백승영, 홍두영으로 구성된 팀은 최우수상을 받았다.

빅데이터 기반 영상 분류 방식을 통해 영상관의 인터페이스를 활성화하려는 학부생의 시도는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끌어냈다. 박민성 학생은 간단하지만 큰 효과를 불러올 수 있는 영상 분류 방식을 고안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의견을 더했다.

“빅데이터에 기반한 ‘토픽 모델링’과 ‘아이트래킹(시선 추적 장치)’을 활용해 디지털 영상관의 인터페이스를 재구성하고자 했어요. 태권도 영상 매체의 동향을 분석해 영상을 분류할 카테고리를 정형화했고, 인터페이스의 시선 이동 패턴을 규칙화해 빈출이 높은 순으로 카테고리의 상단부터 영상이 배치되도록 했죠. 이를 통해 이용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고자 했습니다.”

태권도 라키비움 내 디지털 영상관은 ‘국내 기획’, ‘해외 기획’, ‘국내 개인 촬영’, ‘해외 개인 촬영’ 등의 카테고리로만 영상이 분류돼 있어, 접근성이 빈약하고, 검색률이 낮다. 태권도의 부흥을 위해선 영상 매체의 활용을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현대 사회의 트렌드에 따라 국내외 유튜브 빅데이터에 기반한 태권도 인식 조사를 통해 영상 분류의 전문성을 높였다.

*라키비움(Larchiveum)
도서관(Library), 기록관(Archive), 박물관(Museum)의 합성어로 이용자를 위한 복합문화공간을 의미
ERICA 스포츠과학부 학생들이 전국 대학생 태권도 학술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학술경진대회 첫 도전으로 얻은 값진 경험

이번 학술경진대회는 세 학생에게 태권도 문화산업의 발전 방향성을 고민하게 하고, 논문 작성법과 발표 능력도 기를 수 있었던 값진 경험이었다. 백승영 학생은 “영상관 이용자들이 체계적이지 않은 영상 분류 방식으로 태권도라는 스포츠가 남겨 온 역사적 발자취를 확인하는 데 불편함을 겪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 이를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 뜻깊었다”고 말했다.

팀 내에서 발표를 담당했던 박민성 학생은 지도 교수와 조교들의 앞에서 모의 발표를 자주 진행했다며, 쉽지 않았던 대회 준비 과정을 회상했다. 좋은 주제로 연구를 진행했는데 발표가 어색하거나 자신감 있는 태도로 임하지 않으면 연구 결과를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저희가 모두 1학년이다 보니 발표 경험이 부족하고, 미흡한 점도 많았는데 모의 발표를 포함해 연구 결과에 대한 발표 연습을 여러 번 진행하면서 자신감이 생겼어요. 덕분에 말투나 제스처를 배워 떨렸던 대회 현장에서 무사히 발표를 마칠 수 있었죠.”

영상관의 개선점을 모색하기 위해 논문을 작성하면서, 라키비움을 통한 태권도 문화산업의 발전을 이끌 다양한 방안 마련과 당위성도 탐색할 수 있었다. 이를 논문에 담아내기가 어렵고,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여름방학 동안 쉬지 않고 달려온 끝에 쾌거를 이뤘다. 홍두영 학생은 학술대회를 통해 자유로운 주제로 논문을 써본 것이 대학생으로서 이룬 큰 성장이 되었다고 답했다.

“학술대회에 처음 참가하는 것이다 보니 연구 방법이나 논문 형식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있었는데, 차근차근 적응해 가는 시간을 가졌어요. 이번 기회를 통해 논문 작성법을 숙지하게 됐고, 태권도의 문화적 가치를 재고해 볼 수 있어 좋았어요.”

스무 살의 여름방학, 데이터 분석 스터디원으로 만나 머리를 맞대어 태권도 산업을 분석하고, 논문을 작성해 발표하던 순간은 세 학생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 페이지가 됐다. 백승영 학생은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학술적인 호기심을 해소할 수 있던 나날이었다”며 대회를 준비했던 3개월의 시간을 돌아봤다.

“고등학교 때부터 스포츠에 관심이 많아 스포츠과학부로 진학하게 됐어요. 제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큰 수확을 달성한 일이 뿌듯하게 느껴지고, 스포츠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습니다.”

홍두영 학생도 “과거에도 많은 대회에 참가했지만, 이번 대회만큼 서로를 신뢰하던 때가 없었다”면서 “우리는 각자의 부족함을 메워줄 수 있는 장점이 있었고, 그런 부분이 완벽한 밸런스를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줬다”고 대회 수상의 공로를 팀원들에게 돌렸다. 함께였기에 가능했던 ‘같이의 가치’를 알아본 이들이다.

첫 학술대회를 통한 값진 경험,
태권도의 문화적 가치를 재고

태권도의 무한한 가능성 알릴 것

세 학생은 민족과 국가를 대표하는 무술이자 유년 시절부터 접해온 문화산업으로 태권도의 무한한 가능성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성 학생은 어린 시절 태권도를 배우지 않는 아이들이 손에 꼽을 정도라며 태권도가 주는 문화적 영향력을 강조했다.

“단적인 예로 제가 즐겨보는 UFC라는 스포츠만 보더라도 태권도 기술을 사용하는 선수들이 많아요. 이는 태권도가 지닌 무술로서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무술과 문화산업의 복합적 가치를 잘 살려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대학에서 자신의 전공을 통해 끝없는 호기심을 느끼고, 미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가치를 찾는다. 때론 이러한 과정에서 실패를 겪기도 하지만, 뜻을 같이하는 동료들과 함께 모여 인고의 시간 동안 최선의 해답을 모색해 본 경험은 미래 사회를 빛낼 자산이 된다. 세 학생이 도전한 학술대회는 스스로를 성장하게 하고, 태권도 산업 발전의 무한한 가능성을 입증해 낸 값진 성과로 남게 됐다.

이호정 학생기자와 백승영, 박민성, 홍두영 학생이 학술대회 준비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