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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탄소중립 성능 평가, 국내 최초 민간 인증 도입

국토교통부는 2021년 당시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2030년까지 32.8% 감축(2018년 배출량 기준 대비)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건물 생애주기별 성능 정보 기반을 구축하고, 신축 건물의 제로에너지, 그린 리모델링을 중심으로 건물의 탄소중립을 추진할 것을 발표했다. 전 세계적 노력에 발맞춰 국내 건축·시공사 및 관련 기관에서도 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그동안 건물의 탄소배출은 단순히 에너지 사용량으로 이해됐고, 건물의 에너지 사용량 절감을 통해 건물의 탄소배출량 감축에 치중해 왔다. 하지만 에너지 사용량만으로는 진정한 탄소배출 저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다 적극적인 차원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즉, 건축자재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에 더해 시공 과정, 건축물 해체와 폐기까지 건축물 전주기에 걸친 탄소배출 저감 측정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 특정 요소에 국한한 탄소배출량 측정 평가가 아닌 모든 요소를 고려할 때 보다 종합적인 전 과정 평가가 가능해진다. 태성호 교수는 이러한 평가에 따른 기술적 노하우를 집약하며 오랜 시간 연구를 추진해 왔다.

ERICA 탄소중립스마트건축센터는 건물의 생애 전주기에 따른 탄소중립 성능을 정량적으로 평가해 등급을 적용하는 인증제도를 민간 최초로 개시했다.

“전 과정 평가를 위해 요구되는 기술 중 우선되는 것은 탄소배출 원단위 데이터베이스 구축입니다. 건축자재 생산에 따른 탄소배출량과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 원단위에 대한 토대가 마련되어야 하고요. 두 번째는 건축물의 전주기 관점의 평가 체계입니다. 우리센터는 이러한 연구에 오랜 시간 집중하며 기술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23년 9월 태성호 교수가 이끄는 ERICA 탄소중립스마트건축센터(이하 센터)는 국내 최초로 탄소중립 성능 평가 인증제도인 탄소중립건축인증(Zero Carbon Building Certification, 이하 ZCB인증)을 개시했다. 최초 민간 인증인 점도 의의가 있으나 건축 전 과정의 탄소중립 ‘성능’을 체계적으로 평가·관리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건축에서 실제 탄소가 배출되는 양과 저감량을 계산해 그 비율을 등급화하는 것이 ZCB인증의 핵심입니다. 기존의 방식대로 건축 전 과정을 평가했을 때 배출량 측정은 가능하나 평균 대비 저감 효율을 알 수 없으니 이 성능을 알 수 있는 제도를 우리 센터에서 도입한 거죠.”

현재 국내 유일 건축물 탄소배출량 평가인 녹색건축인증제도는 건축물 전주기에 걸친 탄소배출량의 정량 평가에 그치고 있어 전 과정에 걸친 탄소 중립 성능을 평가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번에 개시한 탄소중립건축인증은 탄소배출량의 사전 예측을 바탕으로 탄소저감 계획을 수립해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하고, 시공 전후 과정에서 친환경 자재와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환경성과 거주성을 확보해 건축 가치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다. 지속가능한 녹색성장을 건축 분야에서 달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ZCB인증은 탄소중립스마트건축센터와 한국건축시공학회, 한국건설순환자원학회, 한국구조물진단학회가 주체를 이룬 ‘탄소중립건축운영협의희(Zero Carbon Building Council, ZCBC)’를 통해 운영이 이뤄진다. 이로써 건물의 라이프 사이클 관점에서 연계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고 비영리단체로서의 공공성과 공신력을 확보하게 됐다.

지난 2023년 9월 인증 개시를 한 이후 인증에 관련한 개념과 평가 방법을 소개하는 설명회를 세 차례 진행했다. 지자체 및 공공기관, 연구소를 비롯해 시공사와 설계사도 설명회에 참석해 큰 관심을 보였다. 올해 5월에는 인증 개시 이후 누적된 평가 사례를 중심으로 센터주관하에 탄소중립건축도시포럼을 개최해 ZCB인증과 사례를 소개하고 토론회를 추진할 예정이다. 현장과 산업에 넓게 확산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탄소중립스마트건축센터는 2023년 민관연 관계자 대상으로 탄소중립건축인증제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하고 현장과 소통하며 확대해 나가고 있다.

탄소배출량 사전 예측으로

저감 계획 수립, 체계적인

관리와 탄소중립 성능에 대한

평가 가능

태성호 교수는 산업 현장에 제도적 개선을 도모하면서 연구와 교육에 있어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산학네트워크 및 국제교류에도 기여하고 있다.
ERICA 탄소중립스마트건축센터는 현장 문제를 해결하고 스마트시티를 앞당기는 연구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스마트시티 구현을 위한 네트워킹

센터는 특히 스마트시티 관련 기관과의 멤버십을 통해 산학협력을 구축하고 상생할 수 있는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이것은 곧 센터의 연구력 향상, 인재 양성에도 선순환을 일으킨다. 4단계 BK21 사업에 지속가능 스마트시티 융합인재 양성 교육연구단이 선정되면서 개설된 스마트시티공학과는 센터 멤버십 가입에 가입된 200여 개 기업과의 긴밀한 연계를 바탕으로 연구와 IC-PBL+를 수행한다. 센터의 인증 평가 및 관리를 바탕으로 멤버십 기업의 현장 문제를 스마트시티공학과 연구에 접목하고 기업은 센터를 통해 체계적 관리가 가능해진다. 특히 탄소중립 건축, 스마트시티 실현을 위한 네트워킹은 협의회 차원을 넘어 세계적 수준으로 넓혀졌다. 센터는 해외 대학 중 스마트시티 분야에 대한 연구를 추진 중인 대학과 함께 국제 스마트시티 연합체를 구축했다.

“스마트시티 분야 메이저 대학 열 곳, 그 밖의 위성 대학을 중심으로 협력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스마트시티에 있어 앞서있는 대학과 공동연구를 수행해 학생들에게 국제적 연구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베트남과 같은 개발에 대한 필요를 느끼는 위성 대학에 우리의 연구를 보급하는 두 가지 콘셉트로 연계를 해나가고 있죠.”

친환경 건축, 탄소중립 건축에 대한 선진화된 대학과의 연계는 연구 퀄리티를 강화하지만 위성 대학과의 연계는 센터의 연구를 확대하고 적용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 특히 스마트시티공학과는 건축 인프라를 비롯해 정보통신 및 로봇공학, 경영학까지 총 5개 학과 협동과정으로 구성된 만큼, 융합 교육 및 연구가 가능하다. 건설 인프라에 IoT, ICT를 결합해 지구환경을 보존하면서도 동시에 삶의 질을 높이는 지속가능 스마트시티는 태성호 교수와 센터의 최종 목표다.

“지속가능 스마트시티는 곧 도시의 교통, 인프라, 에너지·환경 분야를 지속가능한 개발 관점으로 바라보면서 지구 환경을 보존함과 동시에 인간의 삶을 향상시키는 미래 첨단 도시를 말합니다. 이를 위한 융합 교육 과정을 개설하고 지속가능 스마트시티 연구력을 제고하고 있습니다.”

탄소중립건축인증의 보급과 활성화가 친환경 건축의 저변을 앞당기듯 탄소중립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변화를 일으키고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센터의 행보는 지속가능한 스마트시티 구현을 촉진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