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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산학협력부총장으로 임명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감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3년 전 공학대학장을 마지막으로 본부 보직에서 학과에 복귀해 연구와 강의를 하고 있던 저에게 산학협력부총장직을 제안해주셔서 잘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과 새로운 직책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산학협력부총장은 신설된 보직인 만큼 앞으로 저에게 붙여질 ‘최초’, ‘제1호’, ‘초대’와 같은 단어를 생각하면 어깨가 무거워질 때도 있지만, 처음이라는 단어가 주는 설렘도 매우 크기 때문에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한다는 각오로 힘차게 첫발을 내디딜 생각입니다. 이번이 제가 교수로서 ERICA를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봉사라고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Q. ERICA 산학협력부총장 보직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감회와 포부도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산학협력부총장 보직이 편성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많은 부분에서 부족한 저에게 중책이 주어진 것은 ERICA 산학협력의 태동과 함께 주요 국책사업에 참여하며 ERICA 산학협력의 역사를 함께 걸어온 마지막 세대이기 때문에 끝까지 책임지라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ERICA=산학협력’이라는 수식이 성립할 만큼 ERICA는 산학협력의 메카로 눈부신 발전을 해왔고 외부적인 기대와 요구도 높아지고 있는 반면, 조금은 정체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ERICA가 산학협력에서 절대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독창적이고 새로운 산학협력 모델 발굴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산학협력 관련 부서들 간의 정보 공유와 상호 협조 체계가 미흡한 면도 있었지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학협력 관련 부서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이자 ERICA의 산학협력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키고, 대외적으로 산학협력을 최우선 정책으로 추진한다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산학협력부총장 보직이 편성된 것으로 추측됩니다. 학연산클러스터 환경을 활용한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고 명실상부 산학협력중심대학의 위상을 높이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Q. 부총장님께서는 학연산클러스터 공동장비센터장, 산학협력단장 등 긴 시간 산학협력 분야에 이바지해 오셨습니다. 기억에 남는 성과가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제일 보람차고 기억에 남는 일은 ERICA 산학협력단 창설입니다. 제가 처음 산학협력 부단장으로 임명된 당시 한양대에 산학협력단은 서울 한 곳뿐이었습니다. 때문에 모든 결재를 서울로 가서 받아야 했죠. 이러한 불편함과 비효율성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 산학협력단에서 분리해 ERICA 산학협력단을 만드는 데 일조했습니다. 서울 산학협력단과 독립한 덕분에 LINC 사업과 BK21 사업뿐만 아니라 많은 정부지원 사업에 양 캠퍼스가 동시 선정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입니다. ERICA 산학협력의 첫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이 외에도 학연산클러스터 공동장비센터장을 맡으며 산업체에 필요한 장비들로만 설치했는데, 덕분에 타 대학 공동장비센터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기업체로부터 높은 장비 활용도와 사용료 수익을 얻고 있습니다. 장비센터의 보유 장비 운용으로 한 해 239개 기업에 장비를 지원했지요. 공동장비센터의 동력계를 이용해 개발한 엔진이 쌍용자동차(현 KG모빌리티)의 티볼리 모델에 탑재되어 실험 의뢰기업의 매출 신장에도 기여한 사례도 있어 인근 지역 업체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Q. 산학협력은 ERICA의 성장 동력이었습니다. 축적된 것 외에 강화해야 할 것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ERICA는 문화콘텐츠, 광고홍보, 디자인, 실용음악 등 특색있는 전공이 두루 갖춰져 있어 한류 문화 발전 분야로 산학협력의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특히 신안산선이 개통되면 여의도까지의 접근성이 좋아지므로 미디어 산업과의 산학협력도 강화할 예정입니다. 또한 반월·시화공단의 유해 성분 배출 문제 개선을 위해 환경과 기후변화 등을 고려한 연구 분야를 적극 지원하고 한양 환경에너지기술연구원을 통한 ESG관련 세미나를 개최해 ERICA의 ESG 활동을 널리 알리고 환경보전에 앞장서는 모습을 확산해 나갈 계획입니다.
덧붙여, 특화된 미래 첨단산업에 대한 산학협력의 보완이 필요한 만큼, 우선 제가 40년 이상 경험해 온 자동차 분야핵심 기술인 자율주행, 이차전지, 자동차 반도체 및 SW, AI로봇, 드론, 수소에너지 등에 관해 자동차공학회 회장을 하며 구축한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산학협력을 추진해볼 계획입니다. 그리고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계기로 방위산업 수출이 활발한 만큼 국방정보공학과가 설치된 ERICA에서 적극적인 방산 기술 연구를 추진하고 방위산업체와의 계약학과 설치도 주안에 둘 예정입니다.

Q. 향후 산학협력을 고도화하기 위한 전략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잘 아시듯 미래 산업 기술은 다양한 분야의 융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융합연구 및 공동연구를 위해 교내 교수님들의 전공 분야를 쉽게 알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하고 미래 핵심 산업 관련 연구팀을 구성해 기획연구 여건을 만들기 위한 전략을 구성 중입니다. 또한 젊은 교수님들을 위해 첨단 공동 장비와 연구 공간을 제공해 지속적인 연구개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입니다.
산학협력 고도화에 대한 전략은 산학협력단에서 7년을 일하며 항상 고민해 왔던 내용이고, 다양한 전략을 시도해 오고 있지만, 여전히 해답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그러나 모든 정책의 성패는 사람에게 달렸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전략을 수행하는 연구자에 따라 성과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아는 만큼, 우수한 교수님을 초빙하기 위한 연구 환경 조성에 힘을 기울이고 지원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Q. 최근 ERICA는 ‘대학 창의적 자산 실용화 지원사업(브릿지 3.0)’ 지역거점형에 선정되어 기술을 기업과 지역에 연계시킬 수 있는 제반을 마련하게 됐습니다. 본 사업을 통한 ERICA의 기대 효과는 무엇인지요?

이 사업을 통해 기술사업화 체계를 고도화함으로써 경제적 가치가 큰 기술이전 확대와 교수님들의 실험실 창업 등 사업화 성과가 창출되어 대학의 수익성 향상 효과가 기대되고 있으며, 지역산업과의 공유·협력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를 발판으로 지역산업의 기술거점 대학으로서 가치 창출을 유발해 2025년에 시행 예정인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기반조성 사업(RISE)’에 선정되기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활용할 예정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LINC 사업과 이번에 선정된 브릿지 3.0 사업 등이 모두 RISE 체계로 전환됨에 따라 지역거점 대학의 역할을 강조함으로써 타 대학에 비해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교내 각 부서가 상호 협력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기업과 대학이 끈끈한 유대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조력자로서
임무를 충실히 다하겠습니다

Q. 본 지면을 통해 한양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산학협력이란 단어를 들으면 정량적 지표 위주의 매우 딱딱한 느낌을 받는 한양 가족분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저는 산학협력이라는 단어 중 ‘협력’에 방점을 두고 업무를 수행할 생각입니다. 교내 각 부서가 상호 협력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기업과 대학도 밀접한 협력을 통해 끈끈한 유대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조력자로서 임무를 충실히 다하겠습니다. 공교롭게도 제 사무실 옆이 한양 역사관인데, 벽에 걸린 ERICA의 역사와 사진을 보니, 천지개벽이라는 말이 실감이 납니다. 교내 호수공원에 새겨진 ‘Dreams come true’, 꿈은 이루어진다는 문구를 가슴에 새기며 30여 년간 근무하며 꿈꿔온 ERICA의 미래상이 실현되도록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다짐을 드립니다.